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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복지부 장관 이임식…"메르스 막지 못한 것 아쉽다"

기사등록 : 2015-08-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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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9개월만에 퇴임… "방역체계 완성해 달라"

[뉴스핌=이진성 기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 1년9개월만인 26일 장관직을 내려놨다. 그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을 극복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보건복지부에서는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 장관의 이임식이 진행됐다.

문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 3개월간 메르스를 극복한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좀 더 공부하지 못해 평상시 역량을 발휘해 (메르스)막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직원들에게 "지난해 7월 기초연금 시행과 올해 기초생활보장 맞춤형 급여 시행은 우리나라 사회보장 역사에 기억될 성과다"며 "복지부 가족들의 헌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정진엽 장관 후보자에게 국가 방역체계를 완성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장관은 "국가 방역체계 개편과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보육체계 개편 등을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라며 "새로 오실 장관과 복지부 가족들이 꼭 이뤄줄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제51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뉴스핌 DB>
다음은 문형표 장관의 이임사 전문.

사랑하는 보건복지 가족 여러분

이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이임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일 해온 시간이 어느새 1년 9개월이나 흘렀습니다. 그동안 감사했고, 정말로 보람 있었습니다.

공직의 자리를 떠나는 지금, 처음 여러분들 앞에 섰을 때가 기억납니다. 2013년 12월,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여러분들께서 업무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으로 부족한 저를 이끌어달라고 당부 드렸었습니다.

장관으로 재임했었던 기간을 되돌아보면서 여러분들이 이끌어주신 덕분에 굵직 굵직한 당면과제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나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취임과 동시에 기초연금 도입이라는 큰 난제를 함께 풀어나가면서 우리 보건복지부 가족들의 열정과 헌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한 복지 3법 입법을 위해 서울과 세종을 동분서주할 때, 국회 복도에서 밤을 지새우며 일하던 여러분들의 모습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노력하고, 뛰고, 밤을 지샌 결과 2014년 7월 기초연금 시행, 2015년 7월 기초생활보장 맞춤형 급여 첫 지금이라는 우리나라 사회보장 역사에 기억될 만한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4대 중증질환 지원 강화와 3대 비급여 개선, 10년만의 담뱃값 인상과 어린이집 CCTV 설치 등 어렵고 중요한 과제들을 여러분들과 하나가 되어 함께 해결해 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그마한 정책이라도 많은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담감에 결과에 대한 수많은 검토와 고민과 책임감 또한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언제나 자기 자리에서 누가 보지 않더라도 묵묵히 자기 몫 이상을 해준 여러분들이 아니었다면 우리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정부부처 업무평가 1위를 했던 영예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애써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9개월 동안 많은 일을 함께 겪으며 보람도, 힘든 일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작년 세월호 사고 수습지원을 위해 4월 16일부터 11월 18일까지 7개월 동안 대책본부와 진도 및 안산 현장을 오가며 헌신했던 여러분의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올해 초 많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도 너무나 아쉬웠던 기억 중 하나입니다.

이후 어린이집 CCTV설치 의무화와 평가인증체계 개선 및 보육처계개편 논의 등 보육현장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기도 했지만 저 역시 어린 아들을 두고 있는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우리 아이들이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 대한 학대 행위가 보육현장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남은 후속조치 마련에 최선을 다해주시길 다시 한 번 당부 드립니다.

예 그렇습니다.

아마도 여러분과 제가 시간이 흘러도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일은 역시 메르스를 함께 극복했던 3개월의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2015년 5월20일 먼 이국땅의 감염병으로만 알고 있던 메르스가 국내에 처음 유입되었습니다. 저는 당시 대한민국 정부 대표로 세계보건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제네바에 출장 중이었고 첫 환자 발생 소식에 초기대응 및 방역조치를 즉각 지시하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과는 달리 메르스는 초기에 쉽게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메르스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아쉬운 점은 우리가 메르스 국내유입 이전에 좀 더 공부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평상시 역량을 키우지 못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메르스가 중동에서와는 달리 산업화 된 고인구밀도 국가의 밀집된 병원 환경에서 '병원내 감염'이라는 형태로 예상보다 넓고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철저한 방역망을 구축해서 메르스 사태 해결에 터닝포인트를 마련한 것은 큰 다행이며, 이 모두가 여기 계신 여러분의 몸을 돌보지 않는 헌신과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석 달 동안 퇴근도 잊고 주말과 휴가를 반납한 채 숙식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본부 상황실과 병원 현장, 일선의 보건소 등에서 묵묵히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해준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메르스 위기는 예상보다 빨리 극복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국가 방역체계 개편이라는 후속 작업의 큰 짐을 후임 장관께 남겨드리게 되었지만, 이번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만전을 기한다면 여러분들과 저의 노력이 머지않아 철저한 국가 방역체계 완성으로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 국민 행복을 위한 새로운 일들은 모두 새로 오실 장관님과 함께 꼭 이루어주시리라 믿습니다.

끝으로 노파심에서 당부 말씀 하나 더 드릴까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우리 앞에는 저출산과 고령화, 저성장과 사회양극화 등 보건복지 정책의 성공을 위해 넘어야 할 험한 산들이 가로 놓여 있습니다.

또한 국민연금 500조 시대를 맞아 사각지대 해소와 연금 지배구조 개선, 보육체계 개편과 아동 안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보건복지 분야의 불필요한 규제혁파,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그리고 세계최고 수준의 보건의료를 창조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만들고, 이를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토록 할 수 있는 보건산업 육성 등...

이러한 문제들은 일조일석에 결론을 내기 어렵고, 긴 안목으로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들입니다.

또한 나무를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거나 정책의 합리성, 균형감각을 잃어버린다면 자칫 '복지 포퓰리즘'의 덫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부디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가슴'으로 현세대는 물론 우리 자손세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균형 있고 행복한 복지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힘을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보건복지 가족 여러분!

지난 1년9개월을 제 생애에서 가장 의미 있고 보람 있는 특별한 시간으로 만들어 주신 여러분 한 분 한 분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면, 아직 어린 아들이 있는 저도 보건복지부 정책을 마주할 대가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장관이 아닌 한 사람의 국민의 입장에서 우리가 함께 한 일들을 웃으며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보건복지부를 떠나지만, 영원히 보건복지 가족의 일원입니다.

여러분 모두, 그리고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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