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북미대륙 태평양 연안에 10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를 설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셰일가스 시대'를 맞아 현지에 생산기지를 설립함으로써 도입단가를 대폭 낮추고 초기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약 10조원 규모의 투자비는 현지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하면 부채를 더 늘리지 않고도 충분히 추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 북미에 LNG 생산기지 필요…"구매 경쟁력 제고"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
'아쉬울 것 없는 경력을 갖고 있는데 가스공사 사장에 지원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동안 갖고 있던 생각을 하나하나 풀어냈다.
녹색위원장을 맡으면서 청정에너지인 LNG의 가치에 대해 남다른 관심이 있었는데 향후 현실화될 '셰일가스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승훈 사장은 "녹색위원장 시절 가스공사에 '셰일가스 시대에 대비해 북미 태평양 연안에 LNG 생산기지를 설립해야 한다'는 조언을 여러 차례 했는데 잘 안됐다"면서 "내가 기관장으로서 이 같은 프로젝트를 실현시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대를 앞서 보고 꿈을 실현시키는 데는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가스공사가 곧 도래할 셰일가스 시대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북미엔 액화설비 필요 없어…우리기술 경쟁력 높다"
이 사장이 북미대륙에 생산기지를 설립하겠다는 이유는 도입단가를 최소한 3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경쟁력이 높은 1000만톤 규모의 생산기지를 설립하려면 약 10조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1000만톤 규모는 우리나라 1년 사용량의 28%에 해당하는 LNG를 생산할 수 있다.
가스공사의 연간 도입비용은 약 35조원 가량이다. 주로 중동지역과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지역에서 들여오고 있다. 이 사장의 계산은 현재 도입량의 3분의 1만 북미의 셰일가스로 대체하면 수입자로서 선택권이 다양해져 도입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전경(야경) |
이 사장은 "가스공사가 연간 35조원 규모의 가스를 도입해 국내에서 38조원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유통비용 몇 조원에서 절감하는 건 한계가 있고 도입비용 자체를 낮추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제시했다.
그는 이어 "북미는 파이프라인으로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그동안 액화설비 자체가 없었다"면서 "우리가 현지에 생산기지를 갖추면 최소한 30%는 도입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투자비 10조원 PF로 조달…"부채 안 늘리고 추진할 것"
문제는 약 10조원 규모의 투자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현재 부채가 37조원에 육박하는 가스공사가 추가로 부채를 늘리는 것은 정부나 국회가 용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그래프 참조).
이에 대해 가스공사는 셰일가스의 안정적인 생산량과 판매처(우리나라)가 분명하기 때문에 현지 금융기관의 PF를 통해서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북미에서 셰일가스가 남아돌기 때문에 미국도 판매처를 찾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생산량과 확실한 수요자가 있는데 금융기관들이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지 금융기관의 PF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공사의 부채를 더 늘릴 필요도 없고, 사업 차질에 대한 리스크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