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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변동성지수(VIX)를 활용한 상장지수증권(ETN)이 때 아닌 호재를 맞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변동성 ETN의 가격 상승은 기관들의 전략적 매도 채널로 활용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아이패스(iPath) S&P500 VIX 숏텀 퓨처스 ETN(iPath S&P 500 VIX ST Futures ETN, 종목코드: VXX)은 하루 평균 4830만주가 거래될 정도로 풍부한 유동성을 자랑하는 데다 최근 3개월간 41.92%의 고수익을 기록했다. 최근 1개월에는 무려 57.42% 올랐다.
최근 3개월간 VXX 추이 <출처=야후파이낸스> |
VXX가 보유한 상품에서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 선물 9월물이 80.72%를, CBOE VIX 선물 10월물이 19.28%를 차지한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VIX는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30일 만기 옵션을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다. VIX는 최근 며칠간 장중 53까지 치솟으면서 2009년 2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 기준으로는 28% 올랐다. 중국발 경기둔화 우려로 상하이지수는 물론 아시아·유럽·미국 등 전세계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이 패닉 장세를 겪은 영향이다.
VIX는 지난해 10월에 1990년 이후의 역사적 평균치였던 20을 다섯 번 이상 뛰어넘었는데, 당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0% 가까이 폭락을 연출했다.
핼리야드 자산운용의 마이클 캐스트너 매니징 대표는 "과거 경험으로 얻은 교훈은 지금처럼 변동성이 급등할 때 변동성을 매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변동성 매수로 돈 벌기는 '하늘의 별 따기', 매도 역시
다만 전문가들은 VIX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기 때문에 미래 위험을 예측하는 데 효과적인 지표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10년간 VIX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를 보면, 평소에는 크게 움직임이 없던 VIX가 특정 시점에 급등한 후 곧이어 급락하는 흐름이 반복됐음을 알 수 있다.
최근 10년간 VIX 추이 <출처=시카고옵션거래소(CBOE)> |
잭 에이블린 BMO프라이빗뱅크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변동성은 의외의 상황에서 급등하는 패턴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시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나는 VIX를 시장 심리가 긍정적인지 아니면 공포 분위기가 덮쳤는지를 파악하는 지표로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존 브래디 R.J오브리엔 매니징 디렉터는 "변동성을 매도하는 것은 시장을 아웃퍼폼하거나 다른 투자자들과 차별화되기 위해 사용되는 몇 안 되는 기법"이라며 "전문적인 투자자들은 중앙은행 덕분에 시장이 지지될 경우 변동성 매도를 유용한 거래 방식으로 활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VIX는 시장 변동성이 급증할 것을 예측해 선제적으로 매수할 경우 비용 부담이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VXX만 하더라도 수수료율이 0.89%로 싸다고 볼 수 없는데다, 연초대비 수익률을 보면 15.87%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시장 변동성이 급증할 것이라 합리적으로 예상하고 미리 VIX를 매수하려 해 봤자 손해을 보기 쉽다는 뜻이다.
브래디 디렉터는 "변동성을 손 안에 넣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며 "타이밍이 정확히 들어맞았을 때만 효과가 있는 기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수시로 시장에 개입해 변동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함부로 변동성 상승을 추종하는 거래하려 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현 시점에서는 더더욱 중앙은행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한다.
미국 금융투자회사 컨버젝스의 니콜라스 콜라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연준은 시장 수호자로서 역할을 한다"며 "최근의 시장 변동성은 정책 당국자들과 투자자들 모두에게 불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존 브리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증권 채권 전략 대표는 "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변동성에 투자하고 싶겠지만, 올해 금리인상 사이클은 과거보다 더욱 명확하다"며 "연준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느리고 점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