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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로 본 연준 9월 긴축 가능성, 여전히 '안갯속'

기사등록 : 2015-08-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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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인상 가능성 '유효'…'인플레 압력'은 설득력 떨어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던 잭슨홀 심포지엄이 마무리됐지만 9월 긴축 개시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 절하 조치에 이은 시장 혼란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에도 차질이 있을 것이란 불안감이 고조된데다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한참 밑도는 물가상승세 때문에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여부도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대신해 잭슨홀에 등장한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금리인상 결정 시기를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을 언급하며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열었다.

피셔 부의장의 발언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을 살펴보면, 표면적인 무게 중심은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어져 있지만 반대급부 역시 만만치 않아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해 보인다.

지난 주말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석한 피셔 부의장 외에도 빅토르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 등이 모두 인플레이션 상승 추세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 같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인플레 압력 상승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중앙은행들의 인플레이션 평가 기준에 대한 회의론이 고조되고 있으며 복합적인 물가 요인을 종합 분석하는 작업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 피셔: 연준 9월 긴축 옵션 '유효'

연준 피셔 부의장은 "미국 인플레이션의 발목을 잡아왔던 요인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며 "인플레이션이 건전한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 <출처 = 블룸버그 >
그는 "인플레이션이 낮은 상황이라 양적완화 종료 속도는 점진적이 돼야 한다"면서도 "통화정책이 실제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시차를 갖고 나타나는 만큼 인플레이션이 2%로 오를 때까지 긴축 시작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피셔 부의장은 "현재 중국 경제와 다른 경제로 미치고 있는 실질적, 잠재적 영향들을 평소보다 더 면밀히 살피고 있다"면서 최근 시장 혼란을 의식해 신중한 입장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피셔의 입장을 두고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선임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핸슨은 "연준은 인플레가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고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확실히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 존 실비아는 피셔의 잭슨홀 발언으로 미루어 보면 "오는 4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고용 지표가 강력하고 금융 시장도 다소 안정된다면 연준은 9월 금리 인상에 나설 확률이 높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8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이번에도 20만개를 웃돈다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상당한 무게가 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직전월인 7월 21만5000개를 기록했던 일자리 수는 8월에도 21만4000개를 기록하며 20만선을 웃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와 CNBC뉴스 등은 잭슨홀에 참석한 다른 중앙은행 관계자들도 미국의 9월 금리 인상을 대비하고 있다는 이상을 남겼으며 시장도 이미 준비태세라고 전했다.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총재(RBI)는 "(연준 금리인상은) 시장이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 이벤트"라며 미국 금리가 언젠가는 올라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 아구스틴 카르스텐스는 "연준이 긴축에 나선다면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무엇보다 실업률이 떨어지고 미국 경기도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만큼 긍정적 소식"이라고 말했다.

◆ 물가 전망 설득력 잃는 중앙은행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 본부<출처=블룸버그통신>
잭슨홀 심포지엄서 피셔 뿐만 아니라 ECB와 BOE 대표들 역시 인플레 상승 추세를 강조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변수들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어 기존의 인플레이션 평가 공식을 고수하고 있는 중앙은행들의 평가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존스 홉킨스대학 존 포스트와 인디애나 대학 에릭 리퍼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앙은행들이 기존의 인플레이션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물가와 관련한 더 광범위하고 복잡한 요인들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임금과 인구, 재정정책 변화 등을 포괄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릭은 "일단 이 모든 변수들을 모두 고려하고 나면 물가 전망이 그리 간단치 않음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복잡한 인플레이션 동학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분석 작업이 더 어려워졌다는 문제제기가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하버드대학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미국서) 7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 경제 전망에 관한 (연준의) 예측 모델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이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연준이 연준이 물가판단의 중요 기초자료로 쓰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1.2% 올라 지난 201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상품시장 약세는 물가 하락 압력을 더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란 중앙은행들의 판단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측정치 <출처=미 연방준비제도, 스탠리 피셔 부의장 연설문>
통상 중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척도로 쓰이는 5년만기 스왑금리가 유럽과 미국서 모두 하락했다.

ECB가 선호하는 5년만기 인플레이션 스왑률로 보면 시장 기대 인플레이션이 8월 초 약 1.85%에서 지난 24일 1.65%까지 떨어졌다. 미국서는 스왑금리가 8월 초 2.16%에서 24일 기준으로 1.89%까지 밀렸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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