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올들어 8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품목별로도 일명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인 선박, 자동차, 철강, 기계 등 전통적인 수출 효자 품목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4.7% 감소한 393억 25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8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됐던 2009년 8월(-20.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5월에 감소폭이 11.0%까지 커졌다가 6월과 7월 다소 회복됐으나 8월 들어 다시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 선박·기계·자동차 부진…무선통신·반도체 '버팀목'
품목별로 보면 주력품목의 희비가 확연히 엇갈렸다.
선박이 전년대비 51.5%나 급감하면서 반토막이 났고, 자동차(-9.1%)와 자동차부품(-15.9%), 철강(-17.4%), 일반기계(-15.5%), 섬유(-21.4%), 가전(-8.7%), 평판TV(-6.8%) 등 대부분의 주력품목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상반기 소폭 상승하던 국제유가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석유제품(-40.3%)과 석유화학(-25.7%)은 직격탄을 맞았고, 특히 선박은 11억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 인도시기가 늦춰지면서 수출액이 급감했다.
반면 무선통신기기가 휴대폰 신제품 출시 효과로 19% 늘었고, 반도체도 시스템반도체 호조로 4.7% 늘어나면서 그나마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더불어 OLED도 수출액이 81% 급증했고 화장품도 26% 늘어나면서 수출 감소폭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윤갑석 산업부 무역정책관(국장)은 "일부 IT품목을 제외하면 주력품목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면서 "하반기 회복세를 기대했던 자동차도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베트남 뜨고 중국·EU 지고…지역별 차별화 심화
지역별로 보면 주요 수출상대국 중 베트남이 32.4% 급증하면서 주요 수출국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했다.
반면 미국은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4.4% 감소했으며 중국도 8.8%나 감소했다. 그밖에 일본(-24.4%), EU(-20.8%), 아세안(-6.5%), 중남미(-21.3%), CIS(-44.9%), 중동(-19.2%) 등 대부분 지역이 줄었다.
윤 국장은 "중국 수출은 텐진항 폭발과 수입수요 감소세 등으로 인해 감소폭 확대됐다"면서 "석유화학 품목에서 예정됐던 수출물량이 1억달러 정도 수출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입은 전년대비 18.3% 급감하며 11개월째 감소했고 8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원유와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절감되면서 원자재 수입액이 전년동기대비 31.3% 감소한 반면,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9.6%와 4.5% 늘었다.
정부는 4분기에는 수출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국장은 "4분기부터 선박 인도물량 증가, 자동차 신차출시 등에 힘입어 수출증감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OLED, SSD, 화장품 등 신규품목과 반도체, 무선통신기기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