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외환당국은 달러/원 환율이 5년만에 1200원대로 상승한 것에 대해 수급과 전망에 바탕을 둔 시장의 일반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지금 상황은 미국의 금리인상 예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는 것이고,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와 연관된 것이라는 얘기다.
원·달러 환율이 5년 2개월만에 종가 기준으로 1,200원대를 돌파한 7일 오후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목을 축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3원 오른 1203.7원에 장을 마쳤다. <김학선 사진기자> |
달러/원 환율은 전날 1203.7원에 마감하며, 2010년 7월 22일(당시 종가 1204.0원) 이후 약 5년 2개월 만에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발표된 후 9월 금리인상 전망이 탄력을 받아 달러화 강세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더불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시장에 위험회피 심리가 퍼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와관련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어제부터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에 진입했다"면서 "지금 상황은 미국 금리인상 예상을 바탕으로 달러화 강세로 가는 것이고, 중국 위안화 절하와 연관돼 움직이는 일반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발 불안에 더해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원화가치 약세를 이끌고 있다는 것. 하지만 해외 IB들이 예상하는 수준까지 환율이 급상승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평가를 자제했다. 다만, 환율급상승에 대해서는 그리 쉽게 수긍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관계자는 또 "해외 IB들이 1200원대 중반까지 간다고 예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그들의 하우스뷰라는 점에 국한해서 보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달러/원 환율 흐름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골드막삭스는 산업생산 감소 등을 이유로 중국의 향후 3년 경제 성장률을 각각 6.7%, 6.5%, 6.2%에서 6.4%, 6.1%, 5.8%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경기가 둔화돼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터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하향 조정해 예산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또 미국의 금리 인상과 관련해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경제 펀더멘털,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할 때 한국에서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주요 금융기관들은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8월 중순 이후 높이기 시작했다. HSBC는 기존 1130원이던 환율 전망을 지난달 17일 1220원으로, 씨티그룹과 크레디트스위스 등도 8월 중순 이후 환율 전망치를 1200원대로 올렸다.
내년 3분기에는 환율이 평균 125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모건스탠리와 ABN암로은행은 내년 3분기에 달러/원 환율이 각각 129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