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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문학적 증시 부양책 ‘배보다 배꼽’

기사등록 : 2015-09-11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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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비용 상당수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PBOC)의 증시 부양책이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막대한 비용만을 남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든 한편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상황이다.

중국 위안화[출처=AP/뉴시스]
지난 6월 중순 5100선에 달했던 상하이 종합지수는 공격적인 부양책에도 내림세를 지속, 힘겹게 3000선을 지켜내고 있다.

이는 증시에 버팀목을 대기 위해 중국 정부가 쏟아낸 자금에 비하면 형편 없는 결과라는 평가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 3개월 사이 주식시장의 폭락을 막아내기 위해 풀어낸 자금이 1조5000억위안(2360억달러)에 달했다.

증시 부양을 위해 중국 정부가 치른 비용은 재정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는다. 굵직한 개혁에 제동이 걸리면서 보이지 않는 비용이 적잖게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자금 조달의 주요 창구를 은행권 여신에서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본시장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이 신주 발행 및 기업공개(IPO) 규제로 인해 발이 묶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정부의 부양책으로 주가가 3000선에서 지지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지만 각종 거래 규재와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 인해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

지난 8일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손바뀜은 430억달러로, 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6월 초 기록한 고점인 2120억달러에서 대폭 줄어든 수치다. 주식선물시장의 거래 규모는 이보다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다.

보콤 인터내셔널의 하오 홍 전략가는 “주식 선물과 옵션 시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며 “브로커들이 금융 거래를 꺼리고 있어 유동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양책이 실제로는 금융시장을 폐쇄한 셈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자본시장 참여를 확대한다는 장기 계획에도 불똥이 튀었다. 공매도와 대규모 지분 매각에 제동을 걸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거래 의욕을 꺾어 놓은 것. 더 나아가 전횡을 휘두른 증시 대책이 해외 투자자들의 정책 신뢰에 흠집을 냈다는 지적이다.

노던 트러스트의 밥 브라운 최고투자책임자는 “팔지 못할 자산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는 누구도 없다”고 말했다.

주가 바닥 여부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확신은 지극히 낮다. 최근 수개월 사이 폭락에도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치를 여전히 훌쩍 넘는 데다 경기 둔화 조짐이 갈수록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CLSA의 프란시스 청 주식 전략가는 “정부가 주가 지지선을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설정했다”며 “부양책이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정책자들은 추가 하락을 용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상하이 종합지수가 270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 수준에서 15% 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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