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투자 자금이 이머징마켓에서 썰물을 이뤘다. 중국의 경기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투자자들의 ‘리스크-오프’ 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투자자들이 값싼 신용에 기댄 자산 가격 상승 시기가 종료를 맞았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주가 급락에 침통한 중국 브로커들[출처=블룸버그통신] |
반면 한 주 사이 국채를 포함한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로는 14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채권 펀드는 10주 연속 자금 유입을 기록해 2011년 9월 이후 최장기 ‘사자’를 나타냈다.
이머징마켓에서는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지난주 신흥국 관련 채권 펀드에서 8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하이일드 펀드에서 8억달러가 이탈했다.
주식형 펀드는 미국과 이머징마켓이 일제히 자금 유출을 기록해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전반에 걸쳐 투자자들의 주식 선호도가 꺾인 상황을 반영했다.
올들어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약 14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또 미국 투자자들이 팔아치운 이머징마켓 주식 펀드는 연초 이후 582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유럽과 일본은 투자자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한 주 사이 일본과 유럽 관련 주식 펀드로 각각 8억달러와 18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한편 지난 여름 이머징마켓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데 따라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MSCI 이머징마켓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은 1.28배로, 5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비에스(UBS)는 일부 신흥국 자산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2013년 이른바 테이퍼 발작 당시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전했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빌 아이젠 채권 펀드매니저는 “다양한 통로로 이머징마켓 채권에 하락 베팅을 취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 달러화 강세, 여기에 상품 가격 급락까지 신흥국 자산 가격의 악재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