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문우식(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회사채 정상화방안과 관련한 한은의 한국산업은행 대출과 한은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상대매출에 대해 명백히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한은 발권력 동원에 제동을 건 셈이다.
한은이 15일 공개한 8월27일 개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문 위원은 “회사채시장 불안이 전체 금융시스템 위기로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이런 지원방안을 고려할 수 있으나 현재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2012년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이 컸던 2013년 7월의 경우와는 다르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또 “2013년 7월 회사채시장 정상화 방안 마련시 당초 지원대상이 2014년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였던 만큼 현재까지 채권담보부증권(P-CBO) 실제 발행금액이 지원한도를 하회하더라도 추가지원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일부 위원도 “ P-CBO가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무차별적, 일시적 유동성 공급이라는 중앙은행의 일반적인 자금지원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또 다른 일부 위원은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역할 수행 필요성, 회사채시장 정상화 방안 취지 등을 고려할 때 당행의 P-CBO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찬성의사를 밝혔다.
한은 집행부 역시 “비우량 회사채의 발행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들어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기대, 중국 및 일부 신흥시장국의 금융불안, 취약업종 대기업에 대한 신용경계감 증대 등이 회사채시장에 불안요인으로 가세하고 있다”며 “P-CBO 지원대상 일부 기업의 회사채 차환발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회사채시장 전반이 불안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발 더 나아가 한은 집행부는 P-CBO가 차환지원 대상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 관련부서는 “P-CBO 지원대상 기업들이 주채권은행과 여신거래 특별약정을 체결하고 계획에 따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 결과 부채비율이 하락하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P-CBO 지원과는 별개로 회사채시장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위원은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 등을 감안할 때 P-CBO 지원과는 별도로 회사채시장 안정화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른 일부 위원도 “향후 금융시장 안정성, 통화정책 파급경로 등을 보다 면밀하게 점검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당행의 금융안정 책무 수행과 관련된 금융지원의 일반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날 금통위는 산업은행에 3조4300억원을 연 0.5% 금리로 대출키로 했다. 아울러 통화채를 2%로 발행해 산은이 이 자금을 운용하는데 쓰기로 결정했다. 산은은 여기서 남는 운용수익금 500억원(금리차 1.50%)을 신용보증기금에 지원, P-CBO 발행 보증재원 확충에 쓸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