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의 경기 침체와 신흥시장 채무 위기 가능성에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세계경제 전망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면서, 펀드매니저들은 주식과 원자재를 팔아치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급락에 침통한 중국브로커들<출처=블룸버그통신> |
마이클 하트넷 BAML 글로벌리서치 투자전략대표는 투자자들이 중국과 신흥시장 성장 둔화에 대비한 포지션을 이미 취한 상태이지만, 이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는 극대화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종의 '모호한 비관론(umambiguous pessimism)'으로 분위기를 요악한 그는 1/3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미국 금리인상 충격에 가장 취약해진 상황이라는 판단을 전했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펀드매니저 214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BAML 서베이에서 주식시장 순(net) 비중확대 포지션은 한 달 사이 24%포인트가 줄었고, 상품시장 순 숏포지션 비중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신흥시장 투자심리는 추가로 냉각돼 순 비중축소 포지션이 34%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현금보유 비중은 5.5%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수준으로 늘었다.
시장 유동성 상황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인식과 익스포저도 3년래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이전보다 늦어진 4분기로 제시했다.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 결정이 나올 것으로 내다본 응답자는 4분의 1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3분의 1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주식 시장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2008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미국의 지속적인 경기 회복세가 감지되고는 있지만 투자자들은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불확실하고 인플레이션도 낮은 수준이어서 지나치게 빠른 미국의 긴축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이번 BAML 서베이는 총 593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지난 9월4일부터 10일까지 진행, 이른바 '블랙먼데이' 양상이 전개되기 직전에 이루어졌다.
또 이번 서베이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인 14일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2016년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가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씨티그룹은 일부 산업의 과잉설비, 과도한 금융 레버리지 그리고 지나친 자산가격 상승 등이 중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적시에 효과적인 정책 대응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