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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자치료기 보험적용…암치료 대중화로

기사등록 : 2015-09-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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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삼성서울병원 단 두군데… 비용문제도 건립 '꺼려'

[뉴스핌=이진성 기자] 국립암센터에 이어 삼성서울병원이 꿈의 암치료라 불리는 양성자치료를 시작한다. 그동안 양성자치료는 비싼 의료비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를 꺼려해왔지만 최근 건강보험이 확대적용되면서 부담없는 시술이 가능해졌다. 암치료 대중화의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양성자치료기기의 시범운영을 마치고 오는 12월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07년에 도입한 국립암센터에 이은 두번째다. 삼성서울병원은 1000억원 가량의 스미토모사 제품을 설치하고, 빔이 정상작동하는지 테스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데이터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오는 12월 가동을 시작한다.

그동안 양성자치료기는 만 18세 미만 소아뇌종양‧두경부암 등에서만 건강보험을 적용 받아왔다. 때문에 암 환자 비중이 높은 성인들은 비싼 치료비로 양성자 치료혜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일 부터는 소아암전체와 성인의 뇌종양‧식도암‧췌장암‧간암 등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기존 방사선 비용 수준으로 양성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삼성서울병원의 양성자치료센터 조감도.<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꿈의 암치료라 불리는 양성자치료기

국립암센터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내 신규 암환자수는 22만4177명이다. 2010년 10만1772명에 비해 120.3%나 증가한 셈이다. 이러한 추이를 감안하면 올해 암환자수는 27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암환자수가 느는 반면에 획기적인 치료기술은 여전히 미약하다. CT나 MRI등의 진단기술은 발전해왔지만 아직까지도 방사선치료와 항암제, 수술 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암 환자들은 양성자치료기의 대중화를 요구해왔다. 양성자치료는 방사선의 진화된 버전으로 이해하면 된다.

먼저 양성자 치료는 일반 방사선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크게 적다. 일반 방사선은 정상 세포를 죽임과 동시에 백혈구 수치도 떨어뜨리는 부작용 등으로 암치료 계획에 악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양성자치료는 목표 지점에 도달해서야 방사선을 방출하는 양성자선의 특징을 이용해 정상세포를 보호해 준다. 정상세포가 다치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예후 측면에서도 회복이 빠르다.

유일한 단점으로 비용 등이 거론돼 왔다. 양성자치료는 환자 한명당 최소 5~10회의 시술을 받아야 하지만, 이 비용만 1000만원이 넘는다. 더구나 많게는 30회까지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 비용적인 부담이 따랐다. 일반 방사선 치료비가 150~200만원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배 비싼 셈이다.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들은 양성자치료비의 5~10%만 부담하면 된다. 즉 2000만원의 치료비가 나왔다면, 실제 환자는 100~200만원만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관계자는 "양성자치료를 받은 환자의 예후를 보면 방사선치료보다 부작용도 적고, 항암치료에서도 효과가 좋게 나타난다"며 "건강보험적용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양성자센터 단 두군데…접근성 '아쉬움'

이같은 장점에도 병원들은 양성자치료기의 도입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기기값만 최소 400억원에 달하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새로운 건물을 지어야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상급병원들은 고비용·저효율 문제로 양성자치료센터의 도입에 난색을 표하는 모양새다. 앞서 연세의료원과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011년 삼성서울병원이 양성자치료센터의 착공을 시작하자,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있다.

빅5라 불리는 상급병원 가운데 3곳이 양성자치료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다만 연세의료원과 서울성모병원도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검토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도입 계획이 없다고 알려왔다.

이러한 이유로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암환자들이 혜택을 보게 됐으나, 한정적인 센터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이용하기 어려워 질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지금 병원들이 도입한다고 해도 건물 건립과 치료기 테스트 등을 거쳐야 되기 때문에 최소 4년 이상이 소요된다.  즉 환자들은 양성자치료를 받기 위해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의료진들은 환자의 치료의 옵션부분으로 양성자치료기의 도입을 반기는 입장이다"며 "다만 최근 암센터를 건립한 병원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분위기라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센터를 설립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삼성서울병원은 영리병원임에도 이같은 투자를 한 것에 대해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환자가 불편을 호소하기 전에 병원들이 나서지 못하는 것은 많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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