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사진)이 24일 범현대가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 316만4550주를 매입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현대차의 경영권을 쥐게 됐다.
현대차는 정 부회장의 주식 매입에 대해 경영권 안정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정 부회장이 향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등 승계를 위한 ‘실탄’ 확보라는 시각이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24일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 440만주 중 316만4550주를 정 부회장이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거래는 장 마감 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이뤄졌다. 취득 단가는 주당 15만8000원으로, 총 금액은 4999억9890만원에 달한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기존 보유주식 6445주와 이날 매입한 316만4550주를 더해 총 317만995주의 현대차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지분도 1.44%로 늘어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의 이번 현대차 지분매입은 순수하게 안정적 경영과 주주가치 훼손 방지를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 경영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9월 권오갑 사장 취임 후 지분을 매각하며 영업손실을 만회해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분을 완전히 정리한 게 아니고 0.6% 남는다. 재무건전성 차원의 매각이며 다른 사유는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대차그룹은 우호 지분인 현대중공업 보유 현대차 지분이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현대차의 안정적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지분이 시장에서 매각되면 주가에 영향을 주게 돼 주주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 직접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정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3세 경영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매입을 통해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는 등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을 더 확보했기 때문이다.
재계는 정 부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이 향후 경영권 승계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정 부회장 체제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며 “정 부회장의 이번 인수에 따라 현대차는 더 안정적인 경영권을 쥐게 됐고, 현대중공업그룹은 재무 건전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