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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밑바닥 경기 ‘냉골’ 돌파구 있나

기사등록 : 2015-09-25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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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국 투자 마비, 기업 감원 확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전세계 실물경기가 더욱 얼어붙고 있다. 기업의 투자가 마비 증세를 보이는 한편 대기업의 감원 한파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확산되는 동시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노르웨이의 금리인하는 글로벌 경제의 하강 기류를 보여주는 단면이며, 상품 수출국들이 같은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성장의 핵심 축을 형성하는 기업 투자 둔화가 두드러져 투자자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유로화[출처=블룸버그통신]
24일(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3분기 장기저리대출프로그램을 통해 은행권에 공급한 자금이 155억유로에 그쳤다.

이는 최대 1200억유로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또 전분기 집행한 대출금 740억유로에서 대폭 줄어든 것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뚜렷해진 데다 유로존 경기 회복 역시 부진한 데 따라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아나톨리 아넨코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수치는 변명의 여지 없이 상당히 실망스럽다”며 “투자를 포함한 기업 비즈니스 활동이 위축되고 있으며 ECB가 기대하는 형태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투자가 후퇴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정황을 엿볼 수 있는 지표는 또 있다. 상무부와 연준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설비 가동이 지난해 11월 79%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9개월 사이 8개월에 걸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찰스 슈왑에 따르면 투자 증가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는 설비 가동률은 80%다. 하지만 미국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계와 유틸리티 및 원자재 업체의 설비 가동이 80%를 넘은 일이 없었다.

캐터필러 중장비[출처=블룸버그통신]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수요 둔화가 두드러지면서 기업의 감원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이날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는 2018년까지 최대 1만명의 감원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캐터필러의 직원 수는 11만4233명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3년 사이 약 10%에 이르는 감원을 단행하는 셈이 된다.

또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10억달러 낮춰 잡았다. 핵심 시장과 업계의 비즈니스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캐터필러의 설명이다.

캐터필러의 수익성은 곧 관련 기업들의 투자 및 비즈니스 활동의 바로미터로 통한다는 점에서 이번 매출 전망 하향 조정과 대규모 감원 소식은 제조 및 건설 업계의 경기가 아직 바닥에 이르지 못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투자가들 사이에는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책이 확대, 장기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불발된 이후 긴축 시점을 내년으로 예상하는 시장 전문가들이 늘어난 한편 핌코와 RBS는 연준이 결국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전날 QE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자산 매입 연장을 점치고 있다.

블랙록이 ECB의 자산 매입이 기존의 만료 시한인 2016년 9월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데 이어 핌코 역시 QE 연장을 전망하고 있다.

블랙록의 마이클 크로츠버거 채권 헤드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극심하게 낮다”며 “자산 매입 시한 연장이든 규모 확대든 부양책을 늘릴 가능성이 50%를 웃도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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