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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그랜드세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기사등록 : 2015-09-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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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선 한 해 이익 40% 올리는 최대 대목
[뉴스핌=배효진 기자] 다음 달 '코리아 그랜드 세일' 실시를 앞두고 한국 유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컨셉을 차용해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열리는 전국 단위의 대규모 할인 행사로 매출 실적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서다.

이번 행사에는 백화점 점포 71곳과 대형마트 398곳, 편의점 2만5400곳 등 2만6000여개의 대형 유통업제가 참가한다. 각 업체별로 최대 50~70% 할인율이 적용되며 단순 제품 판매 외에도 소비자 참여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있을 예정이다.

과연 이번 행사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 블랙프라이데이, 연말 대목 시즌 신호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즉 '검은 금요일'는 매년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로 유통업계에서는 연말 할인 시즌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보통 요일 앞에 '블랙'이란 단어가 붙는 날은 암담한 상황이 발생한 날이지만, 여기서 블랙은 소비자의 소비심리가 극대화 되어 이전까지 유통업체 장부의 적자(빨간색(Red)으로 표시)가 흑자(검은색(Black) 수치)로 전환된다고 해서 붙게된 용어다.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연말까지 미국인 연간 소비의 20% 가량이 발생하며 유통 업체들은 연간 이익의 40% 가량을 이 기간에 올린다. 이에 따라 블랙프라이데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경쟁도 치열하다.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시간별 판매량 추이 <출처=IBM>

미국 소매협회(NRF)는 지난해 마지막 두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6169억달로 추산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주말 동안의 쇼핑객은 1억4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컨설팅업체 액센추어에 의하면 소비자의 45%는 블랙프라이데이에 쇼핑을 할 것이라고 응답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8%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유통업계가 더욱 사활을 건 모습이었다.

미국 유통공룡 월마트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오전 6시부터 30일 저녁까지 아이폰5S와 아이폰6를 각각 79달러, 179달러에 판매했다. 다른 유통업체들은 버라이즌과 스프린트, AT&T 등 대형 이동통신사들과 제휴해 삼성 갤럭시S5를 2년 약정으로 단돈 1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파격 세일 상품도 출시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에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채널어드바이저에 의하면 아마존은 지난해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각각 26%, 24% 증가하며 업계 평균을 앞질렀다.

◆ 고용시장 즐거운 비명…디지털 쇼핑족 급성장

블랙프라이데이의 또 다른 특징은 유통시장의 뜨거운 열기가 고용시장도 함께 달군다는 점이다.

국제쇼핑센터협회는 지난해 할인 시즌에 82만1000명이 임시직 일자리를 얻을 것으로 추산했다. 직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높은 것은 물론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많은 고용이다.

월마트와 타겟, 아마존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할인 시즌 동안 30만명 가량의 직원 채용 계획을 밝혔는데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 명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배송업체 UPS는 연말 물품 배송량 증가를 고려해 9만5000명 임시 채용 방침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블랙프라이데이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과 모바일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미국 소비자분석업체 쇼퍼트랙에 의하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유통업체가 올린 매출은 91억달러로 확인됐다. 2013년 매출보다 9% 줄어든 수치다.

할인행사별 당일 온라인 판매량 실시간 추적 <출처=IBM>

이는 온라인 쇼핑에 나선 소비자가 급증한 영향이다. IBM이 미국 내 800여개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9.5% 확대됐다.

특히 모바일 거래량이 폭증했다. 추수감사절 당일 전체 온라인 거래량의 절반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발생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의 4분의 1 역시 모바일 기기에서 나왔다.

◆ 지나친 상업화 논란…미 전역서 임금인상 시위도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연말 할인시즌 매출 확대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추수감사절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블랙프라이데이 저렴한 제품을 구하기 위해 가족들과 저녁 시간을 보내는 대신 할인매장 앞을 밤새워 지내는 현상에 대한 지적이다.

실제 허핑턴포스트에 의하면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와 백화점 노드스트롬과 먀셜, 서점 체인점 반스앤노블 그리고 주택 및 인테리어 용품 업체 홈디포를 포함한 10여개 대형 소매업체는 지난해 추수감사절 문을 닫았다.

경쟁사 대비 매출손실을 감수하는 대신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충성도를 한층 높일 수 있는 등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라는 판단에서다.

월마트 시위 <출처=블룸버그통신>

연말 할인시즌 휴식 없이 살인적 근무를 견뎌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만도 빗발치고 있다. 월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동안 미 전역에서 임금인상 시위를 벌였는데 이는 월마트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들은 월마트가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폭탄세일을 진행하면서 저임금 노동자들에 살인적인 근무를 강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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