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3분기 해외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자산을 공격적으로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시의 급락과 예상밖 위안화 평가절하, 이에 따른 상품 가격 급락 등 걷잡을 수 없는 패닉 속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에서 앞다퉈 발을 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연초 이후 이머징마켓의 채권 발행 규모가 2012~2014년 연간 발행액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 자본시장이 한파를 일으키는 상황이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투자자들은 채권을 210억달러 순매도했고, 주식 역시 190억달러 팔아 치웠다. 글로벌 경제 둔화가 뚜렷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번 데이터가 최종 확정될 경우 지난 16~17일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결정이 이머징마켓의 자금 흐름에 ‘유턴’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고 IIF는 주장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높여 글로벌 자금을 미국 자산시장으로 유인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9월 금리 동결은 이머징마켓 자금 흐름에 일정 부분 숨통을 터 준 셈이지만 정작 이들 지역의 중앙은행과 정부 정책자들은 연준의 긴축 보류에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정책 불확실성을 높여 오히려 이머징마켓의 충격을 장기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연준은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의 경제 성장 둔화를 금리 동결의 주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IIF는 9월 한 달 동안에만 해외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의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각각 40억달러와 60억달러의 자금을 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IF는 보고서에서 “최근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7월과 8월 이머징마켓의 자금 흐름이 당초 추정했던 것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9월 회의에서 연준이 비둘기파 행보를 보인 데 따라 자금 썰물이 일정 부분 진정됐지만 단기적인 현상일 뿐 턴어라운드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의 조사에서 2012~2014년 두드러졌던 이머징마켓의 채권 발행 열기가 꺾인 사실이 확인됐다.
이날 노무라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매년 2500억달러에 달했던 이머징마켓 채권 발행 규모가 올해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우 연초 이후 발행 실적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고 노무라는 전했다. 최근 12개월 사이 이들 국가의 채권 발행액은 기존 채권의 만기 도래 금액을 밑돌았다.
중국을 필두로 이머징마켓 전반의 경기 둔화 조짐이 채권시장을 냉각시켰다는 것이 노무라의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