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청와대는 30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추석 연휴 기간 중 부산회동에서 합의한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우려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며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청와대의 모습 <이형석 사진기자> |
이 관계자는 "첫째 소위 말해서 '역선택을 차단할 수 있느냐, 민심 왜곡 막을 수 있느냐'는 문제"라며 "잘 알다시피 안심번호가 있다고 하지만 먼저 지지정당 묻고 난 뒤에 하겠다는 얘기 같은데 그럴 경우 역선택, 또는 결과적으로는 민심왜곡을 막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 번째는 통상 전화 여론조사 응답률이 2%도 안된다. 그럴 경우 결국 조직력이 강한 후보한테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며 "인구수가 적은 선거구의 경우에는 안심번호에 동의한 유권자가 노출되기 쉽고, 얼마든지 조직선거가 될 우려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문제를 선관위가 관리하면 그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 것 같은데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점"이라며 "국민공천이라는 대의명분에 대한 공감보다는 어떻게 보면 세금공천이랄까, 이런 비난의 화살이 더 커지는 것 아닐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우리가 경험한 바 있지만 전화 여론조사에서의 응답과 현장 투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느냐"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점 역시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저런 중요한 일이 새누리당의 최고위원회라든지 내부적 (논의) 절차없이 이렇게 됐고, 그래서 졸속이라는 비판도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합의된 것이 바람직하냐는 (모두) 5가지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 연휴 기간 중 유엔총회 방문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김 대표가 여야 합의를 강행한 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청와대가 정치권 공천룰 문제에 개입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지금 안심번호 공천제라는 게 굉장히 바람직한 것처럼 알려지는 것에 대해 우리로서는 우려할 점을 얘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으나 이 같은 입장 발표가 박 대통령의 의중과 관련돼 있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