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달러화가 다른 나라 통화정책과 차이를 바탕으로 강세 흐름을 이어왔지만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밑돌고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등 미국 경제 성장 모멘텀 상실이 두드러진 영향이다.
지난주 달러는 9월 고용지표 실망으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약화됐지만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약보합권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4만2000만명 증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20만3000명을 밑돈 것으로 직전월 수치도 17만3000명에서 13만6000명으로 수정됐다. 7월 고용도 24만5000명에서 22만3000명으로 하향 수정됐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고용지표 발표를 기점으로 0.4% 밀린 1298.91로 2주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잉글랜더 주요 10개국 통화전략 글로벌 헤드는 "9월 고용지표가 달러화 가치 하락을 불러올 것"이라며 "세계 경제 성장 우려로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서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엔화와 유로화, 스위스프랑, 영국파운드의 피난처 통화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잉글랜더 전략가는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유럽중앙은행(ECB)와 일본은행(BOJ) 추가 양적완화 단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들은 자국 통화 가치의 안정적 흐름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연초 대비 달러인덱스 추이 <출처=fxstreet.com> |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주말 95.82를 기록하며 주간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로/달러는 0.042% 오른 1.1215달러를 기록했으며, 달러/엔은 0.061% 오른 119.9685엔에 호가됐다.
시장은 이번 주 미국 주요 경제지표와 연준 고위 관계자 발언, 다른 국가 통화정책회의를 주시하며 미국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점칠 예상이다.
이튼반스매니지먼트의 에릭 스테인은 "9월 고용지표가 부정적이지만 달러화에 대한 전망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미국 경제는 전 세계 대다수 국가보다 우수하고 연준은 통화 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주목되는 지표는 오는 8일 발표될 9월 FOMC 의사록이다. 당시 기준금리 인상 연기 배경으로 거론된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의 심각성 여부가 시장 흐름을 가를 전망이다. 아울러 연준 위원 발언에 따라 연내 금리인상 여부와 함께 시기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도 예정돼 있다. 7일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설에 나서고 8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9일에는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찰스 애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주요국 통화정책회의도 주목된다. BOJ는 오는 6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통화정책회의를 가진다. 시장은 일본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고 침체 우려가 높아진 데 따라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다. 이어 7일에는 ECB 정책위원회의, 8일에는 영란은행(BOE)가 통화정책회의를 각각 개최한다.
이 외에 독일의 8월 산업주문(6일)과 산업생산(7일)이 발표될 예정이다. '디젤게이트'로 홍역을 겪는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그룹이 오는 7일 독일에 배기가스 조작 사태 수습 방안을 제출한다. 이후 조사 진행 방향에 따라 독일은 물론 유로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