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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했던 한솔제지 회사채, 인기 곤두박질

기사등록 : 2015-10-0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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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원 수요예측에 절반만 입찰 ..한솔 "대우조선사태 이후 시장심리 어려워져"

[뉴스핌=정연주 기자]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한솔제지 회사채가 최근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하며 굴욕을 맛봤다. A급 회사채에 대한 냉랭한 투자 분위기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는 평가다.

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한솔제지(A0) 회사채 3년물 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220억원의 수요가 확인됐다. 희망금리밴드는 -10bp에서 +10bp(1bp=0.01%포인트)였으며 발행금리는 밴드 상단(+10bp) 수준에서 결정됐다. 3년물 개별민평금리는 2.427%다.

이는 지난 4월 수요예측 결과와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당시 800억원 규모의 발행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2100억원의 수요가 확인됐고, 이에 최종 발행물량도 200억원 증액됐었다. 이번에는 유효수요마저 채우지 못한 셈이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신용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지면서 A급 위주로 미매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상반기 잘된 회사도 하반기에 잘 안되는 분위기"라며 "100% 안정성이 보장된 기업이 아니면 자금 유입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BNK금융지주 사태에 이어 폭스바겐 파문까지 터지면서 투자 분위기가 심각하게 경색됐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A0급 미매각률도 2년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지난 4월 0%를 기록했던 미매각률은  8월 37.1%로 급증한데 이어 9월도 30%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한솔제지에 대한 시장 투자매력도가 다소 약화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한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그간 계열사 지원부담을 짊어졌던 한솔제지에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했고 급기야 지난달 16일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이 자사주 5000주를 장내매입해 주가 부양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조치에도 한솔제지 주가는 2만원대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자료제공=한솔제지, KB투자증권>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으로 영업이익률은 개선된 반면 재무부담이 늘어난 점도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지주회사 전환으로 계열사 지원 부담은 완화됐지만 차입금 부담은 덜지 못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한솔제지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314%, 차입금의존도는 61.5%로 크게 높은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과는 별개로 매출의 절반 이상이 수출을 통한 것이라 환율이나 유가 등에 민감하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는 더욱 손이 가지 않는 업종"이라며 "물론 시장 투심이 침체된 영향도 있지만 종목 매력도가 둔화된 영향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올초 실시한 자산재평가도 투자자들에게 재무부담이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평이다. 이 밖에도 타업종과 마찬가지로 국내와 더불어 중국시장의 공급과잉 영향도 받고 있다.

이훈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감열재 등 고수익성 사업에 대한 비중을 높이려 하는 등 적극적으로 성장동력을 찾아 수익성을 높인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자산재평가를 통해서도 부채비율이 크게 개선되지 못했고 재무부담이 확대됐다. 펄프가격이 중요한 만큼 원자재가격 등에 민감해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솔제지 관계자는 "이번 미매각 사례는 회사 자체의 문제보다 시장 전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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