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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셰일업계, 유가 50달러 찍자 '헤징' 속출

기사등록 : 2015-10-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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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장기화 불안 고조… 반등 기대도 지속
[뉴스핌=배효진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박스권을 뚫고 나오며 50달러를 찍자 미국 셰일 원유 제조업체들이 앞다퉈 손실 회피(가격 고정용)를 위한 선물 매도 헤징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유가 반등을 점치면서 여유로웠던 지난 2분기와 상반된 이런 분위기는 쪼그라든 업계 신용 상황과 저유가 장기화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6개월간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추이 <출처=나스닥>

지난주 뉴욕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주간 기준 9% 가량 올랐다. 8일에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되며 장중 한 때 배럴당 50.07달러를 기록, 7월 이후 석 달 만에 50달러 선을 넘은 바 있다.

지속되는 부진한 흐름 속에 유가 50달러 돌파라는 기회를 포착한 셰일 업체들은 대거 '헤징'에 나섰고 그 결과 WTI 2016년 12월 인도분 거래량은 1억9000만배럴로 치솟으며 주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직전 4주 평균보다 2배 가량 많은 수준으로, 8월 말 이후로는 가장 큰 규모다. 선물 매도로 인해 WTI 12월 인도분에 비해 내년 12월물에 붙은 가격 프리미엄은 두 달 만에 배럴당 7달러 이상에서 4달러로 떨어졌다.

이처럼 재빠른 반응은 상반기 국제유가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자 "이제는 바닥을 쳤다"는 인식에 따라 헤지에 서두르지 않았던 지난 2분기 업계와 상반된 분위기다. 이는 생각보다 빡빡한 신용상황과 저유가 장기화 불안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처럼 갑작스럽게 불어난 헤징은 최근 셰일업계가 어떻게 비용을 줄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지난주 WTI 내년도 인도분에 대한 모든 계약 평균 가격은 배럴당 53달러 이상으로 상승률이 7%를 웃돌며 7월 말 이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모비우스리스크그룹의 존 소서 조사 부사장은 "지금 셰일 업체들은 아주 좋은 헤징 기회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반등하던 유가를 다시 끌어내릴 수 있는 위험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시적 유가 상승에 몰린 헤징 물량이 역풍을 초래하고, 나아가 미래 수익이 새로운 헤징 계약으로 보장된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지 않아 과잉공급 여건을 더할 수 있어서다. 맥쿼리그룹의 비카스 드위베디 원유·가스 전략가는 "이로 인해 생산량이 대거 풀릴 경우 잠시나마 나타났던 랠리도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일시적인 헤징 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셰일업체들이 보유 물량을 줄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업체 IHS에너지가 북미 원유 시추 및 생산업체 4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원유 생산량 중 11%에 대해서만 헤징 전략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올해 남은 기간 28%와 비교해 저조한 수준이다. 이는 많은 업체들이 여전히 유가 반등 국면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저명한 에너지 컨설팅업체 피라에너지그룹의 개리 로스 이코노미스트 겸 창업자는 고객들에게 유가가 오는 2017년 70달러 이상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치를 제시했다. 미국 석유업계 거물 BP캐피털매니지먼트의 티 분 피켄스 최고경영자(CEO)도 "골드만삭스 등 시장 분석가들의 유가 20달러 추가 하락 전망은 잘못됐다는 것이 입증될 것"이라며 "유가는 미국 원유 생산 감소로 내년 하반기부터 배럴당 70달러를 찍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유가가 이 같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원유 생산업체들은 배럴당 60~65달러 범위에서 또 한 차례 대거 헤징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RBC캐피탈마켓의 마이클 트란 에너지 전략가는 "생산업체의 주요 관심사는 헤징 규모를 더 늘리느냐 여부"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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