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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부족한데..' 韓-홍콩 조세조약, 국회서 7개월째 표류

기사등록 : 2015-11-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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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통과 여부 불투명" 역외탈세 방치

[뉴스핌=정연주 정탁윤 기자] 역외탈세를 막기 위한 한국-홍콩 조세조약이 7개월째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정부의 세입확충 명목으로 서민들은 마른수건까지 짜내고 있지만 정작 국회가 기업 등의 대규모 역외탈세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국세청 관계자는 "홍콩 역외탈세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관련 조약 절차를 비교적 서둘러 진행했는데 국회에서 통과가 안되고 있다"며 "홍콩과의 교역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안탈리아 레그넘 호텔에서 각국 정상들과 G20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국-홍콩 조세조약(이중과세방지협정)은 양국간 정보교환을 통한 조세회피 방지와 투자교류 증진을 위해 맺어졌다. 정보교환에 대해 비밀주의로 일관하던 홍콩이 2010년 관련 국내법을 개정, 조세정보교환에 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을 채택해 해당 조약 추진도 급물살을 탔다. 

최종 통과된다면 경제협력 강화와 더불어 우리 정부가 역외탈세 관련 정보를 포착한 후 홍콩 국세청에 해당 정보롤 요청해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협상당사자인 기획재정부가 2013년 9월 홍콩서 조약에 가서명했고, 외교부 주도 아래 차관·국무회의, 대통령 재가 정식서명 후 지난 4월 30일 국회에 제출됐다. 이후 현재까지 본회의에 오르지도 못하고 계류 중이다. 

이상협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세법연구센터장은 "금융거래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해외금융소득에 대해서 과세되지 않아 역외탈세로 볼 수 있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간 일대일 협정뿐 아니라 다자간 정보협정 등을 추진하는 등 (역외탈세 관련) 여러모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제공=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최근 5년간 국세청이 적발해 부과한 역외탈세 관련 추징 금액은 4조5882억원에 달하며, 지난해만 1조2179억원에 육박한다.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최근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8년간 조세회피처로 들어간 대기업 자금 중 약 186조원이 미회수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조세회피처 투자금 누적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역외탈세 세무조사 부과세액 징수율은 67.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과 홍콩은 거대 교역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진출 기업들도 1500개에 달해 역외탈세 관련 주요 관심국가에 속한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33개 그룹이 운영 중인 조세회피처 내 법인은 홍콩이 140개사로 가장 많았다.

실제 국세청이 역외탈세 방지 차원에서 해외 금융계좌 자진신고를 유도하고 있는데, 올해 신고 결과 금액기준 홍콩에 있는 개인의 금융계좌는 미국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3621억원)로 많았고 법인의 금융계좌는 홍콩에만 8조1243억원으로 모든 국가 중 가장 많았다.

이에 해당 조약이 신속하게 타결된다면 올해 채무만 55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 정부의 세수 확대에도 기여를 할 것이란 전망이다. 

마침 국제 사회에서도 역외 탈세 대응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역외 탈세 방지를 위한 공조를 강조했으며 G20 정상들도 구글 등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담은 '세원 잠식과 소득 이전'(BEPS : 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최종보고서를 승인했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사실상 빠른 통과는 물건너갔다는 의견이 다수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이미 국회는 총선모드에 돌입한지 오래다. 홍콩뿐 아니라 조세조약 자체에 대한 관심은 한참 뒤로 밀렸다"라며 "당장 내년에도 통과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외국과의 조세협정 비준안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한 상임위 차원에서는 의결이 가능할 것"이라며 "본회의 통과 여부는 여야의 정치적 협상 과정이 남아 있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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