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근 '실용주의 노선'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외부 인사와의 스킨십 강화를 통해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그룹 내부는 발빠른 조직·인력 개편(?) 등을 통해 추스르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조 케저 지멘스 회장. |
업계에선 이번 회동을 통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공장과 관련해 삼성전자와의 지멘스 간 산업자동화 분야의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케저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멘스가 산업자동화 분야의 글로벌 선두기업인 만큼 한국 기업들과도 다양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진행상황을 밝힐 순 없지만 향후 다양한 협력 모델들이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케저 회장은 한국기업의 주요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꼽았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선 "점점 친구가 돼가고 있는 사이"로 표현했다.
케저 회장의 표현처럼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외부 인사와의 스킨십 강화를 통해 외연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지난주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과의 '골프회동'에 이어 랜들 스티븐슨 AT&T 회장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엔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 경영진과 만남을 갖고 바이오 의약품 생산 확대 등에 대해 논의했다.
8월에도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에서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과 만찬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중국 궈수칭(郭樹淸) 산둥(山東)성장과도 만나 투자 등에 대해 논의했고, 앞서 중국 서열 3위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과의 회동에도 이 부회장이 나섰다. 공식 행사 외에도 비공식적으로 외부 인사와의 접촉이 많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사실상 그룹 수장으로서의 대외 역량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 내부에서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사실상 구축된 만큼 대외 역량을 강화하려는 수순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그룹 내 조직·인력개편을 통한 비용절감, 군살빼기는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중심 실용주의 노선에 맞춰 빠르고 긴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전용기 3대와 전용헬기 6대와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에 대한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그룹 계열사의 효율성을 강조한 재배치 밑그림도 제시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에선 현장중심의 직원 재배치로 조직의 군살을 빼고 비용절감에 나서는 등 연말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이 부회장의 색깔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가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본격화될 경우 예상보다 많은 조직과 인력의 변화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연말 인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인사를 앞두고 내부에서 긴장하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