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헤지펀드 업계가 3분기 7년래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커다란 충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관련 업체들의 자산이 3.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대 손실에 해당한다.
월스트리트 <출처=블룸버그통신> |
또 올해 1~9월 사이 헤지펀드는 평균 1.5%의 손실을 본 셈이다. 이 역시 금유위기 이후 최대 손실이지만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하락 폭인 7%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자금 유입도 대폭 축소됐다. 3분기 헤지펀드 업계의 자금 순유입액은 56억달러로, 전분기 215억달러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업체별로는 행동주의 투자자로 꼽히는 빌 애크만 퍼싱 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올들어 12.6%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했고, 데이비드 아인혼이 이끄는 그린라이트 캐피탈 역시 17%의 손실을 기록했다.
헤지펀드 업계가 3분기 홍역을 치른 것은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뚜렷한 하강 기류를 보인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전망 역시 빗나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에너지 업계가 발행한 부실 채권에 적극 베팅했다가 예상했던 유가 반등이 나오지 않은 데 따라 상당한 손실을 떠안았다는 지적이다.
킹 스트리트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20년만에 연간 기준 첫 손실을 기록한 것도 에너지 섹터의 투자 전략이 빗나간 데 따른 것이다.
브리게이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간판급 헤지펀드가 2008년 이후 최악의 손실을 기록한 이유도 정크 등급 에너지 기업의 회사채를 매입했다가 초래된 것이다.
헤지펀드 업체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의 폴 트위첼 파트너는 “상당수의 헤지펀드가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 석유가스 업체의 회사채를 적극 매입했다”며 “유가 반등을 겨냥해 말하자면 바겐헌팅에 나섰다가 낭패를 본 셈”이라고 설명했다.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만 회장은 “에너지 섹터의 정크본드에 베팅한 펀드매니저들이 말 그대로 망가졌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