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경기 후퇴가 아프리카 대륙으로 파장을 미치고 있다. 이른바 그린필드 프로젝트로 지칭되는 인프라 투자가 대폭 줄어든 것.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직접투자(FDI)를 확보했던 아프리카 지역의 대형 프로젝트가 마비될 위기다.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5억4000만달러에서 84% 급감한 수치다. 그린필드 프로젝트에는 중국의 아프리카 지역 공장 건설 및 인프라 개발, 기업 인수합병(M&A) 등이 포함된다.
중국 경기가 뚜렷한 하강 기류를 보이자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해외 투자를 대폭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중국은 아프리카 투자의 핵심 축을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프라 투자가 대폭 줄어든 반면 원자재 투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
원유와 가스, 석탄, 광산, 금속 상품 등 중국의 원자재 관련 투자는 올해 상반기 2억889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4140만달러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투자는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 지난해 아프리카에 밀려든 외국인직접투자는 870억달러로, 전년 대비 64% 급증한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뿐 아니라 교역 측면에서도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비중은 상당하다.
지난 2009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아프리카 지역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부상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2년 100억달러를 밑돌았던 중국과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지역의 무역 규모는 2013년 1700억달러를 넘어섰다.
때문에 매크로 경제 향방의 바로미터에 해당하는 외국인직접투자가 급감한 것은 아프리카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의 베라 송웨 이사는 “이머징마켓 전반에 걸쳐 외국인직접투자가 위축되고 있지만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실제로 이머징마켓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 자본 유입 비중이 2007년 8%에서 올해 약 2%로 축소됐다.
일부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무너질 경우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때는 인프라 투자뿐 아니라 원자재 섹터까지 일격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관건은 중국 경제가 국내 수요를 얼마나 창출하는가의 문제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 35년 사이 중국의 인구가 약 두 배 증가, 20억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소비자 수요가 탄탄하게 살아날 경우 중국 자본의 해외 투자가 줄어든 데 따른 공백이 채워질 것이라는 얘기다.
국제금융센터의 송웬 이사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는 중국이 내수 경기를 얼마나 활성화시키는가 하는 점”이라며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의도했던 방향으로 경제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마리오 페지니 이사는 “중국의 국내 수요 증가는 원자재 시장의 회복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