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오뚜기가 정체기에 돌입한 라면시장에서 '나홀로 질주'를 하고 있다. 가정 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의 성장에 따라 라면시장 성장이 정체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의 나홀로 질주는 눈길을 끈다. 농심은 물론 삼양, 팔도 등 경쟁사의 시장 점유율이 모두 하락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에서 부동의 업계 1위는 농심이다. 하지만 농심의 점유율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뒤를 쫒는 오뚜기의 점유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2013년에 라면시장 강자였던 삼양을 제치고 라면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선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오뚜기가 최근 야심차게 내놓은 '진짜장'이나 '진짬뽕' 등 신제품이 어떻게 시장에서 자리를 잡느냐에 따라 향후 오뚜기의 라면시장 급가속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 1조9800억원에서 2013년 2조100억원까지 커졌으나 지난해 1조9700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라면제품 매출은 1조27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시장 규모가 정체기를 맞고 있지만 오뚜기는 점차 시장 내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2011년 라면시장 내 금액기준 점유율이 9.8%이던 오뚜기는 2012년 11.2%, 2013년 13.6%, 2014년 15.7%로 꾸준히 성장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점유율은 16.4%로 올랐다. 반면 다른 업체들은 모두 하향세를 걷고 있다.
오뚜기는 이같은 성장에 기반해 매출액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2년 1조6525억원이던 매출액은 2013년 1조6978억원, 2014년 1조745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6월까지 매출액도 89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8665억원에 비해 3%가량 증가했다.
업계 1위 농심은 2012년 매출액이 1조9589억원에서 2013년 1조8708억원, 2014년 1조8013만원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다만 올해 6월까지 매출액은 92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9102억원보다 1.4%가량 올랐다.
두 회사 모두 라면사업만을 하는 회사는 아니라 이같은 매출액 추이가 모두 라면에 기인했다고 볼수는 없다. 하지만 라면이 주력상품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만 하다는 평가다.
오뚜기측은 이같은 성장의 원인으로 야구선수 류현진을 모델로 쓴 TV광고와 제품 개선 등을 꼽았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라면은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짠맛을 줄이고 매운맛을 늘리는 미세 조정을 세 번 진행했는데 리뉴얼된 오뚜기라면을 구매해서 먹어본 소비자들이 재구매 효과가 나타났다"며 "이같은 구매 패턴이 반복돼 참깨라면이나 열라면, 스낵면 등 오뚜기의 다른 라면 제품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류현진 선수의 광고효과도 나타난데다 SNS를 통한 마케팅 등의 활동도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진라면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개, 젊은 층과 소통을 위한 SNS 채널을 활용한 이벤트 및 고객의견 수렴,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진짜장이나 진짬뽕 등 프리미엄 신제품의 연착율은 앞으로의 성장에 숙제가 될 전망이다.
AC닐슨에 따르면 진짜장의 지난 8월 매출은 20억원으로 농심 짜왕의 142억원이나 후발주자인 팔도짜장면의 23억원에 못미쳤다. 편의점업계 1위 BGF리테일의 CU에도 입점되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오뚜기는 진짜장 용기면을 출시해 판매 모델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주 가량이면 일부 편의점에서 진짜장 용기면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편의점에서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컵라면이 많이 팔린다는 점을 부각해 CU입점까지 노린다는 복안이다.
짬뽕라면 시장을 선두하기 위해 출시한 진짬뽕의 성공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9월부터 찬바람이 불기시작하면 국물라면의 수요가 증가하는 점에 비춰보면 진짬뽕이 선전하면서 분위기를 이끌어가야 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오뚜기 관계자는 "프리미엄 라면 신제품 진짜장과 진짬뽕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대형매장 시식 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