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민예원 기자] "KT로 번호이동할 경우 갤럭시S6는 현금가로 30만원에 드립니다."
아이폰6S 출시 후 첫 주말인 25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는 불법 보조금 지급이 한창이었다. 특히 아이폰6S 대신 경쟁사 제품인 갤럭시S6가 정상가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기자가 오후 5시10분쯤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방문했을 때도, 가게마다 대기인원이 3~4명이 넘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발길이 뜸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 매장에서 갤럭시S6 구매의사를 밝히자, 매장 직원은 계산기를 두드리며 30만원이라는 숫자를 찍었다. 이는 현금가이며 이날만 주는 가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신 요금제는 59기준으로 6개월을 써야하고 월 1만1000원 정도의 부가서비스를 한 달 이상 이용해야 한다. 다른 매장 두 곳을 방문해도 가격은 동일했다.
그렇다면 정상가보다 얼마나 싼 것일까. 최근 갤럭시S6(32G)는 기존 85만8000원에서 77만9900원으로, 갤럭시S6(64GB)는 92만4000원에서 79만9700원으로 출고가를 인하했다. 여기에 최대 요금을 이용해 공시지원금 33만원을 받더라도 합법적으로 44만9900원을 줘야한다. 신도림을 이용하면 요금제에 따라 14~15만원 정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아이폰6S 출시 이후 첫 주말인 25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스마트폰 매장 모습. 평소와 달리 매장마다 손님들로 북적대고 있다. <사진=민예원 기자> |
업계에서는 이처럼 정상가보다 낮은 가격에 스마트폰 판매가 이뤄지는 것은 리베이트 금액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판매점이 핸드폰을 한 대 팔 때마다 이통사로부터 받는 리베이트 금액은 10만~20만원 정도. 대리점이, 본인이 가져가는 몫에서 일부를 떼 내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게다가 직원 1인당 판매대수가 늘어날수록, 리베이트 금액도 높아지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다. 예컨대 100대를 판 직원은 1대당 15만원이 아닌 3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는다.
핸드폰 대리점 관계자는 "직원 1인당 판매대수가 많을수록 제공받는 리베이트 금액이 올라가는 구조기 때문에 자신이 100대 팔겠다고 계획을 잡고 리베이트를 파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갤럭시S6를 30만원에 팔아도 자신에게 5만원 이상 남는다"고 설명했다.
리베이트 금액에서 떼 내건 이통사에서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든, 어찌됐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하에서는 불법행위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본인이 받는 리베이트를 덜 받고 판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집단 상가에서 특정 시간에 판매하는 것으로 KT 본사 정책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컨대 판매점이 휴대폰 1개를 팔때 1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는데 본인이 1만원만 남기고 가입자에게 얹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말은 번호이동 현황이 실시간으로 집계되지 않아 불법 보조금 살포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다.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의 개통 실적은 27일인 화요일에 알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민예원 기자 (wise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