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기획재정부 2차관이 교체된 후 기재부 1차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 관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형환 1차관과 정찬우 부위원장이 다른 자리로 옮기면 연쇄적인 이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와 금융위의 인사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양상이다.
26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주형환 기재부 1차관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정계복귀가 회자될 때마다 장관급으로 승진할 것이란 전망이 끊이지 않아왔다. 주 차관은 지난해 7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에서 1차관으로 임명돼 통상적인 차관 임기 1년을 넘겼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정 부위원장은 현 정부 초기 임명돼 2년10개월째 자리를 지키고 있어 청와대나 주요 정책금융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가에서는 기재부 1차관 후보로 정은보 차관보(행시 28회)와 최상목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행시29회), 김철주 기획조정실장(행시29회), 최희남 국제경제관리관(행시29회) 등을 꼽고 있다.
유력한 후보였던 윤종원 전 IMF상임이사(행시27회)가 최근 주OECD대사로 떠나면서 정은보 차관보와 최상목 비서관이 가장 앞서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금융위 정 부위원장의 거취와 맞물려 최 비서관이 금융위 부위원장 자리에 더 관심이 있다는 추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최 비서관은 금융위 과장 시절에 우리나라 금융업 선진화의 발판을 마련한 자본시장통합법을 만든 주역으로 유명하다. 그는 정부의 4대 혁신 과제 중 하나인 금융개혁의 추진 과제에 적합하고, 현재 정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 비서관 자신도 이 분야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기재부 1차관보다 더 선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시된다.
정부의 한 고위공무원은 "최 비서관이 자본시장과장시절 법조항이 300개가 넘는 자통법을 만들어내는 산파였다"면서 "기재부보다는 오히려 금융위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최 비서관의 행보를 전제한다면 기재부 1차관 자리에서 정 차관보와 김철주 실장 및 최희남 관리관의 경쟁구도가 설득력을 얻는다.
정 차관보는 기재부 국제금융국장과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을 거쳐 현정부 출범과 함께 기재부차관보 자리를 맡아왔다. 경제정책과 조정, 미래전략, 국제금융 등을 아우르는 1차관 자리에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다.
김철주 실장은 경제정책국에서 인력개발, 경제분석, 종합정책과장을 거쳐 공공정책국장과 경제정책국장을 거쳤다. 1차관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가 경제정책과 조정에서가 잔뼈가 굵은 그의 경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최희남 관리관은 행시에서 종합성적 수석으로 사무관에 임용된 후 국제금융과와 국제금융과장, IMF대리이사, 국제금융협력국장, 국제금융정책국장을 거친 국제금융통이다.
기재부 1차관과 금융위 부위원장이 바뀌면서 이제 기재부와 금융위의 인사시즌도 본격 개막되는 셈이다.
정부 한 고위인사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이나 대통령 업무보고를 감안하면 11월 중으로 기재부와 금융위 부위원장의 인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