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역사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글로벌 경제의 대통령으로 통했다. 특히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친 영향력이 대단했다는 데 이견이 거의 없다.
미국 주택 버블이 무너져 내리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시스템 붕괴 위기를 맞자 이에 대한 책임과 비난이 그린스펀 전 의장에게 쏟아지면서 평판에 크게 흠집이 생겼지만 이후 벤 버냉키 전 의장과 재닛 옐런 현 의장에 이르기까지 연준의 정책 행보는 여전히 투자자들 사이에 핵심 변수다.
연방준비제도의 회의 현장 <출처=신화/뉴시스> |
시장 전문가들은 두 가지 상황이 교차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업계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는 물론이고 성명서 문구와 회의 이외 정책자들의 발언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연준의 영향력은 정책자들 사이에 매파와 비둘기파의 엇갈리는 발언에 투자자들이 혼란을 보이는 모습을 통해 확인된다.
이와 동시에 연준 역시 금융시장의 등락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특히 중국의 주가 폭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널뛰기를 연출하자 정책자들은 정책 판단을 내리기 앞서 자산 가격 추이에 시선을 고정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옐런 의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흠집을 낼 수 있다고 언급하며 금리인상을 보류, 일정 부분 금융시장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트레이더들 사이에 ‘옐런 풋’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도 주식시장이 폭락할 경우 연준이 버팀목이 돼 줄 것이라는 암묵적인 신뢰가 자리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어느 쪽의 힘이 더 우세할까. 금융시장과 연준 사이에 양방향의 관계가 성립한 셈이지만 통화정책에 직접 관여하는 연준 위원들이 아니고서는 두 가지를 구분해 무게를 재기는 어렵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얘기다.
다만, 분명한 것은 통화정책 향방을 근간으로 한 투자 결정이 자본의 효율성과 생산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이라고 투자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손실 리스크를 차단해 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투자 결정을 내릴 경우 큰 그림에서 볼 때 잘못된 자본 배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연준 정책자들은 달러화 환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강달러가 기업 수익성을 이미 강타했고, 이어 실물경제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친 통화완화 정책이 자산 가격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책자들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연준은 시장의 예상대로 연방기금 금리를 제로 수준에서 동결하고,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