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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장은 옛말' 이머징마켓 새 투자 코드는?

기사등록 : 2015-10-29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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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보다 자산건전성, 주식보다 채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투자자들 사이에 고성장의 상징격으로 통했던 이머징마켓의 색깔이 달라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을 필두로 이머징마켓의 성장 둔화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관련 국가의 투자 키워드가 더 이상 고성장이 아니라는 것.

이들 지역의 투자 콘셉트가 재무건전성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고, 신흥국에 유입되는 자금 흐름에서 이 같은 정황이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2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이머징마켓의 주식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5000억달러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채권 포트폴리오에 밀려든 자금이 1조20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월가의 투자가들은 이머징마켓의 투자 개념이 1990년대와 크게 달라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투자의 축이 고성장에서 자산건전성으로 옮겨갔고, 주식이 아닌 채권이 노른자위 땅으로 부상했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경제 전반의 성장 둔화로 인해 이머징마켓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산건전성이 과거 위기 당시에 비해 크게 강화됐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신흥국 자산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를 통해 관련 기업들의 지분을 획득하는 것보다 채권 매입을 통해 여신을 제공하는 쪽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유비에스(UBS)의 바누 바베야 이머징마켓 자산 전략 헤드는 “겉으로 보기에 재무제표의 약점과 대차대조표의 강점이 대립각을 이루는 것을 비쳐지지만 실상 투자의 축이 이동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흥국 기업들이 전반적인 부채 비율을 축소한 한편 외화 표시 채권보다 자국 통화 표시 채권 발행에 중점을 둬 외환 리스크에 대한 헤지를 강화했다. 이와 함께 외화 자산을 비축해 자산건전성을 높였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자산건전성이 기업의 수익성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 둔화로 인해 이익이 크게 줄어들 경우 투자자들의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고용시장까지 악순환을 일으킬 경우 결국 기업의 대차대조표 역시 취약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2016년 이후 신흥국 기업의 회사채 시장이 한 차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만기 도래하는 이머징마켓의 회사채가 올해 3450억달러에서 내년 5550억달러로 크게 늘어나고, 이어 2017~2019년 사이에도 연 평균 4900억달러에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상품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이머징마켓 통화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고 있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의 차환 발행과 신규 채권 발행이 한 차례 복병을 만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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