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이 4조2000억원의 자금지원을 받고 경영정상화의 길을 걷게 됐다. 아울러 임원 규모축소 등을 비롯한 구조조정과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안도 병행키로 했다. 수주 기준 세계1위 조선사에 대해 자율협약(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를 추진할 경우 채권은행 손실규모가 커지고 기업 정상화에도 더 큰 애로가 초래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9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산은이 2조6000억원을, 수출입은행이 1조6000원을 각각 분담한다. 이중 산은 자금 2조원은 신규출자 자금으로 쓰인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도 지원후 출자전환할지 등을 다양한 방안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이같은 자금은 채권단과 대우조선간 이행약정(MOU)이 체결된 직후부터 순차적으로 지원된다. MOU는 늦어도 다음달 6일까지 체결키로 했다.
채권단은 이같은 자본확충을 통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을 내년말까지 500% 수준 이하로 끌어내릴 방침이다. 정용석 산은 기업구조조정본부장은 “회계법인 조사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올 연말 4000% 이상이 될 것”이라며 “산은의 2조원 자본확충으로 내년말 부채비율이 420%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은을 비롯한 대우조선의 최다여신은행인 수은과 정책금융기관인 무역보험공사 등 채권단은 현재 경영여건 하에서 대우조선이 올 하반기 이후 영업외손실까지 포함해 최대 3조원의 잠재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족자금은 누적기준으로 올해 1조8000억원, 내년도 상반기에 최대 4조200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산은과 수은, 무보는 또 신규 발급 선수금환급보증(RG)의 90%를 각각 3분의 1씩 공급키로 했다. 시중은행들도 기존거래 유지, RG 발급, 외국환 거래 등 회사의 영업활동에 필수적인 금융거래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채권은행들은 대우조선은 물론 계열사 및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문제가 없도록 기존 금융거래 유지뿐만 아니라 일시적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지원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자금지원과 함께 내부 구조조정도 병행한다. 특히 인력과 조직을 최적의 생산규모와 선박포트폴리오에 부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키로 했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인도가 마무리되는 내년이후 직영 인력과 사내 외주 인력을 적정 생산규모에 맞는 수준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수주규모 역시 선박 발주량 및 선가 수준을 감안해 적정수준으로 축소키로 했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그 비중을 현재 50% 이상에서 40%대로 축소한다. 아울러 무리한 수주 활동을 차단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중심으로 최적의 수주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도 신속히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전량 매각해 7500억원(기실적 2000억원)을 조달하고, 향후 3개년간 인적쇄신, 저비용고효율 구조로의 개선, 직접경비 및 자재비 절감, 공정 준수를 통한 지연배상금 축소 등으로 1조1000억원 이상의 손익 개선을 달성할 계획이다.
임원규모를 축소하고 CEO와 부사장 및 전무, 상무 등 임원의 기본급에서 각각 20%와 15%, 10%씩 반납토록 하는 한편 부장급 이상 일반직 직원 300명에 대해서도 권고사직을 진행한다. 임금피크제 강화와 조직 슬림화등 조직재정비도 추진한다. 이미 현직 임원 6명과 비상근 고문 4명을 포함한 대우조선 및 계열사 부사장, 전무, 상무, 자문역, 고문 등 총 23명을 의원면직 등을 통해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물어 퇴직 조치한 바 있다.
대우조선 노동조합 역시 경영정상화작업이 종료될 때까지 자구계획에 적극 동참키로 하는 회사와 산은간 MOU에 적극 동참키로 했다. 임금동결 등 인건비 절감 및 쟁의 행위 등 생산 차질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노사확약서를 지난 22일 제출한바 있다.
대우망갈리아 등 해외자회사는 매각, 청산 등 방법으로 신속히 정리할 예정이다. 에프엘씨 등 비핵심 국내 자회사도 매각 등의 방법으로 최대한 빨리 정리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전 경영진에 대해서는 부실 경영책임 등을 물어 채권단이 조사후 검찰 고발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향후 경영관리를 위해서는 산은을 비롯해 수은, KEB하나은행, 농협으로 구성된 합동 경영관리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정상화 추진과 함께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매각 등을 통한 민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