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올해 3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기업들의 재고 감소로 4%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던 2분기에 비해 가파르게 둔화했다. 전문가들은 소비가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각)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가 1.5%(연간기준·전기대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기대치인 1.6%를 밑도는 결과로 2분기 성장률 3.9%보다 크게 후퇴한 수치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4.3%를 기록한 후 4분기 2.1%, 올해 1분기 0.6%로 둔화했다가 2분기 예상을 웃도는 반등을 기록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출처=미 상무부> |
미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진 데에는 기업 재고 감소가 큰 역할을 했다. 3분기 중 기업 재고는 586억 달러로 떨어져 2014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기업 재고는 GDP 성장률에서 1.44%포인트를 깎아 먹었다.
기업 재고의 감소는 기업들의 향후 경기에 대한 낮은 자신감을 나타낸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줄어든 관련 기업의 달러 환산 재고 가치도 재고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GDP는 2분기보다 크게 감소한 기업 재고 때문에 둔화한 것"이라면서 "다시 기업 재고가 늘어 4분기 성장률이 반전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은 3분기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수출은 1.9% 증가했으며 수입은 1.8% 늘었다. 2분기 2.6% 증가한 정부지출은 3분기 중 1.7% 늘었다.
◆ 소비 주도 성장 지속…"뜯어보면 나쁘지 않아"
미국 경제에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는 3분기에도 경제 성장을 주도했다. 2분기 3.6% 증가한 소비지출은 3분기에도 3.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투자는 완만하게 증가했다. 2분기 4.1% 증가했던 기업 투자는 2.1%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 지출은 감소했으나 장비 투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인플레이션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2분기 2.2%보다 낮은 1.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성장률 수치가 낮아졌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TD 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이자율 전략가는 "헤드라인 수치는 미국 경제가 얼마나 견조한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서 "소비지출은 꽤 괜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애널리스트는 "재고가 성장률을 1.44%포인트 떨어뜨렸고 비주거용 투자가 4% 감소했지만 다른 모든 것은 성장했으며 순수출은 큰 영향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