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분쟁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 인수를 단행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가족간 갈등과 무관하게 롯데그룹의 미래를 위한 경영활동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히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그룹> |
이로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14조9000억원에 삼성 3개 화학사 매출 4조3000억을 더해 총 19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종합석유화학 업체로 거듭날 전망이다.
3조원이라는 통큰 배팅은 신동빈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인수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삼성 측에 인수 의사를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지난 여름 직접 만나 인수를 논의하면서 담판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한화그룹으로 석유화학 사업 일부를 매각했던 삼성그룹이 남은 석유화학 사업 매각을 고심하던 중 그룹의 차세대 먹을거리로 석유화학 사업을 키우기로 한 롯데와 이해가 일치했던 것이다.
사실 이같은 경영적 결단은 공교롭게도 롯데가(家)의 경영권 분쟁 사태에 맞물려 있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석유화학 사업 인수를 고민하던 지난 여름은 신동빈 회장에겐 가족분쟁에 얽혀 고단한 시간이었던 것.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롯데홀딩스를 방문해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추진했던 때이기 때문이다.
이후 촉발된 경영권 분쟁은 현재까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으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해야했을 정도로 시련을 겪는 와중에도 롯데그룹의 비전을 향한 경영활동은 흔들림 없이 지속했던 셈. 이는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수차례 밝혀왔던 신동빈 회장의 소신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사례다.
재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M&A로 신동빈 회장이 사실상 ‘롯데의 유일한 수장’ 위치를 분명히 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갈등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부친의 의지를 명분으로 들고 있는 반면 신동빈 회장은 검증된 경영능력을 제시해왔다”며 “이번 삼성그룹과의 석유화학 빅딜은 신동빈 회장의 인맥과 그룹 장악력, 롯데의 미래 비전에 대한 과감한 행동력을 확실하게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별 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