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금융시장의 혼란이 진정됐지만 슈퍼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엑소더스’는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의 엄격한 자본 규제로 인해 해외로 자금을 이전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중국 자산가들은 제도의 허점부터 지하 조직까지 동원해 해외 이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도쿄 중심가 <출처=블룸버그통신> |
유비에스(UB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빠져나간 자금이 324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이탈한 자금은 정확한 수치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골드만 삭스는 지난 8월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3주 사이에만 30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중국을 떠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상하이재경대학의 지 준양 재무학 교수는 “자산가들이 지하 은행부터 홍콩의 환전 업체들까지 갖가지 불법 창구를 이용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최근까지 이를 좌시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자산가들이 해외 주식부터 부동산까지 주요 자산시장을 섭렵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 부동산 시장에 중국돈이 밀려들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이나 홍콩과 달리 버블 리스크가 거의 없는 데다 안정적인 투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것이 중국 투자자들의 평가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택 매입은 물론이고 중국 국부펀드까지 일본 부동산 투자에 가세했다. 부동산 업체 라셀 인베스트먼트와 조인트벤처를 통해 중국 국부펀드는 도쿄의 상업용 오피스 빌딩은 12억달러에 매입했다.
중국 대기업 포선 그룹은 여행 수요를 겨냥, 일본의 호텔 매입을 저울질하고 있고, 안방 보험 그룹 역시 도쿄 노른자위의 부동산 자산 투자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중국의 일본 부동산 투자는 런던이나 뉴욕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앞으로 수년 사이 커다란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존스 랑 라셀은 예상했다.
이미 도쿄의 부동산 가격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25년에 걸쳐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도쿄는 반등 조짐이 뚜렷하다.
도쿄 중심가의 오피스 빌딩 평균 임대료는 최근 1년 사이 4.7% 상승했다. 신규 부동산 개발도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그린랜드 그룹은 도쿄 부동산 시장이 향후 가격 전망과 이익률, 프로젝트의 잠재 수익률 등 다양한 측면에서 높은 투자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