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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SDI가 화학부문 매각에 따른 외형 축소 후 홀로서기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합병설이 나오고는 있으나 이는 걸림돌이 많아 성사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케미컬 사업 매각으로 외형(매출 규모)이 3분의1 이상 축소된다. 남은 삼성SDI의 사업분야는 소형 배터리, 중대형 배터리, 케미컬, 전자재료 등이다.
<자료:하이투자증권> |
시장에선 외형이 축소된 삼성SDI를 삼성전자가 합병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삼성SDI의 소형 배터리 사업이 삼성전자의 가전 및 스마트폰 제품과 시너지를 내는 분야라는 점이 관측에 힘을 보탠다. 삼성전자는 삼성SDI 지분 19.58%를 갖고 있다.
하지만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4.77%를 해결해야만 삼성전자로의 합병이 가능하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 계열사 간 상호출자를 금지하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삼성SDI를 합병하면 삼성물산과 상호출자 관계자 형성되는 것.
현재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해 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삼성물산이 삼성SDI가 보유한 지분을 전량 사들이면 상호출자 문제는 해결되지만 문제는 자금이다. 삼성SDI가 들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의 가치는 1조4000억원 내외인데 삼성물산이 이를 사들일만한 여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직접 소유하는 것 외에도 삼성생명 지분 19.3%를 소유함으로써 삼성전자를 지배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2017년부터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중 5%를 초과한 나머지에 대해 의결권이 제한된다.
즉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려면 삼성생명으로부터 2.5%를 사들여야 한다. 증권가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매입에 소요할 자금 규모를 6조원대로 추정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물산이 삼성SDI가 보유한 지분을 급하게 사들일 필요성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관련해서는 밝힐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으로, 케미컬 사업 매각 이후 남는 분야인 배터리 및 전자재료 사업 육성을 위해 2020년까지 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독자 생존 로드맵을 발표한 상태다.
삼성SDI는 올해 들어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하고 중국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등 선행 투자도 단행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삼성SDI의 실적이 단기적으로는 외형 축소 영향을 받으며 악화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개선 여지가 높다는 진단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 사태로 전기차 시장이 조기 개화할 전망”이라며 “특히 삼성SDI의 중대형 전지 매출비중은 올해 8%, 내년 15%로 확대되고 매출 규모는 올해보다 70% 증가한 1조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사측은 자동차용 중대형 전지는 울산사업장 신규 라인과 중국 시안 공장 라인이 본격 가동 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며 ESS 사업은 활발한 수주활동을 바탕으로 매출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소형 전지는 수요 증가 중인 Non-IT 시장 내 고용량/고출력 차별화 통한 압도적 우위를 강화하고 스마트폰 신모델 효과 및 생산 효율 개선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한다.
전자재료는 계절적 비수기로 매출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반도체 소재는 공정 미세화 소재 성장에 힘입어 견조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기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는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이 삼성SDI의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과 시너지가 있다는 점에서 양사 합병 가능성도 제기한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삼성물산 지분을 갖고 있어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를 강화하게 된다. 공정거래법은 기존 순환출자 강화를 금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