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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화학사업 정리, ‘테크윈 사태’ 재현되나

기사등록 : 2015-11-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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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왕사업장 ‘비대위’ 탄생…노조 출범 가능성

[편집자] 이 기사는 11월 12일 오후 3시 4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의 화학사업 정리 작업이 삼성SDI의 ‘비대위’  출범으로 벽에 부딪혔다. 관련업계는 방위산업체인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매각 과정에서 나타난 ‘노조 탄생’이 재현될 지주목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 삼성SDI 여수사업장과 의왕사업장이 동시에 매각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들은 조만간 통합 위원장을 선출하고 연계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SDI의 화학 사업은 생산을 담당하는 여수사업장과 R&D를 담당하는 의왕사업장으로 나뉜다. 여수에는 540명, 의왕에는 660명이 근무 중이다.

비대위 집행부 인원은 현재 여수 16명, 의왕 10명이다. 활동을 연계하면 사측과의 협상력이 높아진다. 이를 두고 회사 안팎으로 노조 설립으로까지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현재 노조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으나 사측은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구성원의 절반정도가 기존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이라는 점에서다. 

사진은 지난 6월 29일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임시 주주총회 노사간 충돌이 빚어진 모습. <사진=황세준 기자>

삼성SDI는 지난해 3월 울산공장에서 노동자 12명이 모여 금속노조 삼성SDI지회로 가입한 바 있으나 이들은 현재 사무국도 없고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노동조합이 없는 회사”라며 “여수사업장에서 비대위를 발족한 것은 사측과의 공식적인 협상 창구를 마련한 의미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방위산업 계열사인 삼성테크윈을 한화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비대위가 꾸려지고 결국 노조 출범으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

지난해 11월 26일 삼성테크윈 매각이 발표되자 창원공장 노동자들은 곧바로 비대위를 구성하고 일방적 매각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사측과의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를 설립해 반대 투쟁에 나섰다.

이후 삼성테크윈은 노사 갈등이 수개월간 지속되다가 올해 6월 임시주총에서 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날치기로 통과시키며 매각 절차를 마무리했다.

삼성SDI 비대위도 현재 매각 반대 입장이 확고하다. 이들은 화학 사업부문이 1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우량한 사업 구조를 구축해왔다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위원들이 삭발을 하는 등 비대위 내부적으로 강경 투쟁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직원들 정서를 최대한 배려하는 입장으로 비대위측과 대화에 임하겠다”며 “원만하게 윈윈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측과 대화에 나설 사측 대표는 케미칼사업부장인 이승구 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제일모직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을 거쳐 2014년 7월부터 삼성SDI에서 근무한 인물이다.

관련업계는 노사 양측이 내년 2월 1일 케미컬사업부를 별도 자회사로 분할하기 전에 공감대를 찾고 인력 재배치, 위로금 등 중요 현안들에 대한 조율을 마무리하는 게 가장 원만하다는 진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가 분할되고 나면 협상의 구도가 비대위-SDI에서 비대위-분할회사로 바뀌게 된다”며 “분할회사는 인수주체인 롯데케미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삼성SDI 케미칼 사업 부문은 3분기말 기준 자산 1조5천억원, 부채 4000억원 규모고 여수, 의왕 등 국내사업장 2곳과 해외 8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누계 매출액은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953억원이다.

삼성SDI는 화학사업 매각 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향후 5년간 총 2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0년에는 세계 Top 수준을 달성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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