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미국에서 두드러졌던 스왑 스프레드의 마이너스 확대가 그 밖에 선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장기물에 집중됐던 채권시장 왜곡이 단기물로 전염돼 투자자들이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수면 아래 잠재된 데 따른 적신호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통신> |
국채 금리와 은행간 자금 거래 비용인 금리 스왑의 스프레드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것은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국채와 그 밖에 금융채의 전통적인 상관관계에 왜곡이 발생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감독 당국의 규제 강화로 인해 금융권의 국채 투자 매력이 꺾인 데다 중국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국채 ‘팔자’에 나서면서 수요 기반이 흔들린 것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채권 시장 왜곡이 미국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을 필두로 한 마이너스 스왑 스프레드는 영국으로 번졌고, 호주 역시 스왑 스프레드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장기물은 물론이고 단기물 국채 역시 최근 3개월 사이 스프레드가 마이너스로 꺾였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히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감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금융위기 이후 비전통적 통화정책과 규제 강화에서 비롯된 문제가 다양한 각도에서 왜곡을 일으킨 결과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몬트리올 은행의 아론 콜리 채권 전략가는 “스왑 스프레드의 비전통적인 현상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될 것”이라며 “금융시장 구조와 감독의 구조가 맞물려 발생한 결과이며, 정확한 배경이 무엇인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왑 스프레드가 마이너스로 역전됐을 때의 문제는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구제금융을 받아 회생한 금융권보다 낮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웨스트팩 뱅킹의 데이비드 굿맨 자본시장 전략가는 “채권시장의 전통적인 가격 결정 매커니즘과 상대적인 가치에 대한 관점이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을 종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시장 왜곡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TD 증권의 프리야 미스라 채권 전략가는 “스왑 스프레드 마이너스 현상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JP모간의 조슈이 영거 전략가는 “최근 스왑 스프레드의 움직임은 구조적인 문제로 보인다”라며 “시장의 예상보다 뿌리깊은 문제가 금융시스템에 자리잡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