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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어디로? 월가-중국 '동상이몽'

기사등록 : 2015-11-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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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향력 확대 속 금속상품 하락 베팅 UP
[편집자] 이 기사는 11월 17일 오전 5시 23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트레이더와 월가의 투자자들이 원자재 가격 향방을 놓고 엇갈리는 베팅에 나서 주목된다.

지난 6년간 미국 소매 섹터에 대해 강세론을 고집했던 월가의 투자자가 비중을 축소하고 석유 섹터의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고 나선 반면 중국의 펀드 업계는 원자재 가격 하락을 강력하게 점치고 있다.

엑손 모빌 <출처=AP/뉴시스>
16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펀드스트라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가 에너지 섹터의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반면 재량 소비재 섹터의 비중을 크게 낮췄다. 소매 업종에 대한 전략을 6년만에 수정한 셈이다.

원유 과잉 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 압박이 지속, 관련 종목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이 종료를 맞고 있다는 것이 펀드스트라트의 진단이다.

이와 함께 주가 밸류에이션을 포함해 석유 섹터의 투자 매력에 주목할 때라는 주장이다.

몬트리올 은행 역시 에너지 섹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시장 비중’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정점에 달했고, 조심스럽게 낙관할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몬트리올 은행의 브라이언 벨스키 최고투자전략가는 “에너지 섹터가 가치의 덫에 걸렸다”고 말했다.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에너지 섹터는 1986년 이후 시장 대비 가장 커다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공급 과잉이 유가 폭락을 초래했던 당시만큼 언더퍼폼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장기 저유가 전망이 월가 애널리스트의 이익 전망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고 몬트리올 은행은 강조했다. 오히려 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될 여지가 높고, 이는 역발상 투자에 나서는 데 정당성을 실어준다는 판단이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의 에너지 종목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몬트리올 은행은 평가했다.

바클레이즈도 에너지 종목에 대한 낙관론에 동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포함해 주식시장에 새로운 매커니즘이 형성되고 있고, 이는 에너지 섹터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바클레이즈는 에너지 섹터의 비중을 ‘비중확대’로 높여 잡았다. 내년 말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달리 중국의 투자자들은 상품 섹터에 보다 강력한 하락 베팅에 나섰다. 특히 금속 상품에 대한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국 투자자들의 알루미늄 하락 베팅이 크게 확대, 15%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 <출처=블룸버그통신>
구리 역시 거래량이 이달 4배 급증한 한편 숏포지션이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 여름 상하이 주식시장이 폭락했을 때 잠잠해졌던 상품 가격 하락 베팅이 본격 재개됐다는 분석이다.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중국 투자자들의 구리에 대한 포지션은 향후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전망을 투영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중국은 전세계 구리 소비의 4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수요국이다. 메이저 광산업체들의 생산 감축에도 구리 가격 전망에 반전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대부분 소규모 펀드와 개인 투자자들로 구성된 중국 트레이더들은 138년 역사를 가진 런던금속거래소와 어깨를 겨눌 정도로 영향력을 확대했고, 실제로 주요 상품 가격을 쥐락펴락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 트레이더들의 상품 가격 하락 베팅이 예사롭지 않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맥쿼리는 “중국 투자자들의 상품 가격 전망이 상당히 비관적”이라며 “이들의 가격 영향력이 날로 강력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주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톤당 5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구리 가격은 이날 톤당 4747달러까지 밀리며 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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