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의 오피스 빌딩 시장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대 호황을 연출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밑바닥 경기가 회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9월말까지 유럽 지역의 오피스 빌딩 신규 임대가 전년 동기에 비해 1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최대 폭에 해당한다.
영국 오피스 빌딩 건축 현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또 다른 중개업체 JLL에 따르면 유럽 전체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지난 3분기 말 기준 9.1%로 집계됐다.
헤드라인 지표는 2008년 기록한 7.1%를 웃돌지만 런던과 더블린, 함부르크, 베를린, 뮌헨 등 주요 도시의 공실률이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고 JLL은 밝혔다.
이는 기업들의 경기 신뢰가 개선된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임대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고, 부동산 투자 역시 늘어나는 추세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밝혔다.
특히 미국에 비해 유럽의 부동산 가격 메리트가 높은 상황이고, 여기에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투자 자금을 유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모간 스탠리가 부동산 사모펀드를 통해 연초 이후 집행했거나 계획 중인 투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유럽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투자 비중은 5%에 불과했다.
장기 침체를 보낸 스페인 경제가 올해 3%를 웃도는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BNP 파리바는 비즈니스를 강화하기로 결정, 최근 마드리드에 오피스 빌딩을 임대하고 1700명의 직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JLL의 알렉스 콜파에르트 리서치 헤드는 “오피스 빌딩 임대 증가가 주요 도시에서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년간 부동산 시장 회복은 런던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 제한됐으나 변화가 뚜렷하다는 것.
트위터와 구글을 포함해 글로벌 IT 기업들이 밀집한 더블린의 경우 오피스 빌딩 수요 증가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수요 증가에 따라 임대료 상승 흐름이 두드러진다. CBRE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유럽 주요 도시의 오피스 빌딩 임대료가 2.1% 상승했다.
CBRE의 리처드 홀버튼 리서치 이사는 “임대료 상승 압박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고, 이 같은 추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의 M&G 리얼에스테이트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특히 노른자위 지역의 오피스 빌딩 임대료가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