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환경부가 배출가스가 조작된 차량을 판매한 폭스바겐코리아에 대해 역대 자동차 행정처분 중 최고 수위의 제재를 단행했다.
환경부는 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 판매한 15개 차종 12만5522대에 대해 전량 리콜하기로 했다. 또 141억원 과징금과 배출가스 불법조작이 확인된 구형 티구안 판매를 정지시켰다.
환경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제의 구형 엔진(EA189)이 장착된 티구안 유로(EURO)5 차량에서 도로주행 중 배출가스재순환장치 작동을 고의로 중단시키는 임의설정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환경부의 이번 조치는 역대 자동차 행정처분 중 최고 수위 제재다. 그동안 국내에서 배출가스 관련 행정처분에서 판매정지·리콜·인증취소·과징금 등 4개 분야가 모두 적용된 사례는 폭스바겐코리아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승용차에서 인증취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4개 분야가 모두 적용된 사례도 폭스바겐이 최초”라며 “그동안 과징금 부과도 차량 상한선인 10억원이 최고였다. 폭스바겐 과징금은 차종당 상한선 10억원으로 계산해 최종 141억원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홍 과장은 또 “아직 판매되지 않은 차량은 판매정지명령, 이미 판매한 12만5522대는 전량 리콜명령을 내렸다”며 “폭스바겐코리아는 임의설정 차종에 대한 배출가스 개선방안을 내년 1월 6일 이전까지 환경부에 제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그동안 폭스바겐 구형엔진 차량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대상 차량들의 실제 도로주행 실험에서도 미국 조사결과와 유사한 양상을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은 미국, 독일 등 국가에서 이미 확인된 사항이다.
또 실내 인증실험 전과정을 5회 반복한 결과 1회째에 배출가스재순환장치가 정상 가동된 반면 2회째부터 배출가스재순환장치 작동(순환 통제 밸브의 개도율)이 줄었고, 이로 인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차량 에어컨을 가동하는 등 방법으로 실내 표준 인증실험 조건과 다른 가동 환경을 부과했을 때도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증가했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1일 오후 인천 서구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서 검사관이 골프차량에 붙은 검사지시서를 확인하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환경부는 미국에서 추가로 문제가 발견된 폭스바겐, 포르쉐 3000cc급 경유차를 포함해 국내에 경유차를 판매 중인 16개 제작사에 대한 추가검사도 다음달 시작해 내년 4월에 마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후속 모델인 신형 엔진(EA288)이 장착된 골프 유로5 차량과 유로6 차량은 현재까지 임의설정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으나, 추가 자료 확인 절차를 거쳐 임의설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폭스바겐 사태와 같은 경유차 임의설정을 막기 위해 ‘실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임의설정에 관한 처벌 수위도 높일 방침이다.
홍 과장은 이와 관련 “임의설정으로 적발된 차량 과징금 부과 상한액을 현행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높일 것”라며 “임의설정을 한 자동차 제작사를 사법조치 할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유럽연합(EU)은 실도로 배출가스 검사를 3.5t 이상 대형차는 내년 1월, 3.5톤 미만 중소형차는 2017년 9월부터 실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를 도입하고 해당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차량은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앞서 지난 23일 폭스바겐 구형 차량에 대해 판매정지명령과 리콜명령을 내렸고 제작차 인증취소는 청문 등 행정절차를 관련규정에 따라 개시했다. 국토교통부도 환경부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폭스바겐 자동차에 대해 연비 재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