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경기 회복세가 견고해지지 않는 한 (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을 금통위가 고민할 때까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정순원(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6일 한은 본관 15층에서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보도를 보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금리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더러 보인다. 그간 더 내릴수 있나와 (현수준에서) 그냥 머물러야 하나 하는 고민에서 언제쯤 올리지 하는 고민이 하나 더 늘 수도 있겠다. 다만 (향후 금리결정에 있어) 주요국 통화정책이 참고사항인 것은 사실이나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국내 경제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위원은 “국내언론에 의하면 12월 미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미 연준 10월 의사록이나 최근 FOMC 위원들 발언에 비춰보면 미 통화정책 정상화는 이제 그 시기보다는 향후 인상속도와 최종 수준으로 초점 이동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 위원은 다만 “미 금리 상승 속도는 신흥국 자본유출 가속화, 국제금융 변동성 심화 등 글로벌 금융안정 문제와 세계경기 회복에 주는 부담 등을 우려해 (인상속도는)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위원은 구조조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완화조치만으로 실패를 맛본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지난 3년간 대대적인 금융완화정책에도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구조조정 없는 장기침체 탈출이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보여줬다”며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 구조조정릉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여야 한다. 이에 더해 출산율 제고, 첨단기술개발 강화 및 고용친화적 성장 등을 위해 각계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최근 이같은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실로 다행”이라고 전했다.
한은의 부담감도 토로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경기회복 모멘텀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 회복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앙은행의 부담감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내년 4월 새로 올 4명의 금통위원들에 대한 기대도 빼놓지 않았다. 정 위원은 “내년 4월 금통위원 네 명의 동시 퇴임에 대해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보나 네 사람(하성근, 정해방, 정순원, 문우식)은 동시에 왔었지만 잘 적응했다”며 “금통위는 그간 집행부의 조사기능과 금통위원들의 정책방향 설정 노력들이 아우러져 잘 작동하는 시스템으로서 자리잡아왔다. 새로 네 명이 오더라도 잘 갖춰진 시스템 속에서 소임을 잘 해 내리라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