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가 2018년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비전통적인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지방채로 확대, QE를 당초 제시했던 종료 시한인 2016년 9월 이후 2년간 추가로 실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출처=AP/뉴시스> |
업계에 따르면 유럽 주요 도시와 지역 정부가 발행, 유통되고 있는 채권 규모는 5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독일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터 샤프리크 RBC 유럽 수석 매크로 전략가는 “ECB가 QE의 대상이 되는 자산의 범위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통해 내년 9월 종료 예정인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최대 2018년까지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는 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QE 확대 여부 및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에 앞서 시행되는 ECB 회의 결과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간 스탠리 역시 흡사한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ECB가 기존의 월 600억유로 규모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2018년 4~5월까지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입 대상 자산을 확대하는 대응으로 QE를 2년 가량 늘릴 수 있고, 지방채까지 포함할 경우 2018년 10월까지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기존의 프로그램에 따르면 ECB는 만기 2~30년의 국채만을 매입할 수 있고, 각 채권을 전체 물량의 25~33%까지 보유할 수 있다. RBC와 모간 스탠리의 이번 전망은 이 같은 규정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제시된 것이다.
이와 함께 ECB가 내달 회의에서 예금금리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경우 독일 지방채가 대부분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동원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야스퍼 루스 모간 스탠리 채권 전략가는 “ECB가 내달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이미 금융시장은 중장기 시나리오를 예측하기 시작했다”며 “내달 회의에서 ECB가 매입 대상 자산의 범위를 확대할 경우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에 상당히 의미있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이한 전망도 없지 않다. ECB가 실제로 QE의 대상 자산을 확대하더라도 금융기관들이 관련 채권을 매도하는 데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고, 이 경우 정책자들이 원하는 만큼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