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하기도 전에 회사채 시장의 균열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머징마켓의 디폴트율이 6년래 최고치로 뛴 것.
미국의 긴축에 앞서 하이일드 본드를 중심으로 이머징마켓의 자산 매입 열기가 꺾인 데다 중국의 한계기업들이 연이어 최악의 상황을 맞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30일(현지시각)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의 회사채 디폴트율이 최근 12개월 사이 3.8%까지 상승해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디폴트율 2.5%를 훌쩍 넘은 수치로, 신흥국 기업의 회사채 디폴트율이 미국을 앞지른 것도 수년래 처음 발생한 일이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4년 전 이머징마켓의 디폴트율은 0.7%로 당시 미국 수치인 2.1%를 크게 밑돌았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에 달러화가 최근 1년 사이 랠리를 보인 데 따른 결과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기업과 회사채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내달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경우 달러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회사채 시장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이머징마켓의 회사채 시장 규모가 5배 급증했다. 올해 초 시장 규모는 23조70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이머징마켓 기업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비금융 부문의 회사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이 초저금리를 유지한 데 따라 투자자들이 고수익 자산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면서 외형이 급팽창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이 같은 추세에 반전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이머징마켓 회사채 매입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최근 신흥국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1년 전에 비해 30% 급감했다.
금융업계는 내년 이머징마켓 회사채 디폴트율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긴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 둔화 역시 조달 비용과 프리미엄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닐 맥도날드 커클랜드 앤 엘리스 아시아 구조조정 헤드는 “최근 1년 사이 신흥국 기업들이 전례 없는 회사채 발행 열기를 연출했다”며 “이에 따른 채권시장의 적신호가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