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외환시장의 급등락이 내년 농산물 시장을 강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환율이 곡물을 포함한 주요 원자재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새롭지 않다. 하지만 내년 파장은 전례 없는 규모와 강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2016년 달러화가 올해와 같은 랠리를 펼치지 않더라도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유로화를 포함한 유럽 지역 통화와 남미 통화는 하락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사탕수수 재배 현장 <출처=신화/뉴시스> |
브라질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주요 생산 지역의 통화 가치가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생산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네덜란드의 라보뱅크는 27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 해 동안 환율이 농산물 원자재 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의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설탕이 강력한 랠리를 펼칠 것이라고 라보뱅크는 내다보고 있다. 올해 4분기 파운드 당 평균 14.5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설탕은 내년 4분기 15.5센트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년 사이 7% 가량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얘기다.
면화 가격 역시 호조를 이룰 전망이다. 최근 파운드 당 63센트 선까지 떨어진 면화는 점진적인 투자 자금이 유입, 내년 68센트로 오를 것이라고 라보뱅크는 전망했다.
반면 연초 이후 17% 뛴 코코아는 내년 약세로 반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증가와 함께 코코아 산지의 농가에 대한 인센티브 상승으로 인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
이 밖에 밀은 일정한 방향 없이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라보뱅크는 예상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이 환율 영향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전망이다. 헤알화 약세가 농산물 수출 업체들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콩류부터 옥수수, 설탕, 커피 등 주요 수출 품목이 전반적으로 외환시장 움직임으로부터 커다란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역시 현지 통화 약세에 따른 경쟁력 향상이 예상된다. 반면 미국 농산물 생산 지역의 경쟁력은 남미와 유럽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상승으로 인해 글로벌 농산물 수출 시장에서 미국 농가의 입지가 좁혀질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농산물 시장 역시 환율 움직임에 따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추가 평가절하할 가능성이 없지 않고, 이는 중국의 농산물 수입 수요를 직접적으로 강타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중국이 전세계 농산물 수입 시장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기기 어려운 사안이다.
라보뱅크는 면화와 설탕, 그 밖에 주요 곡물의 중국 소비가 내년 3%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