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30일 중국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전문가들은 이번 편입 결정을 계기로 위안화 값이 내년에 3~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시장에 따라 움직인다면 정부의 통제를 받는 현 수준보다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는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다음 달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인민은행(PBOC)이 금리인하 등 완화 기조를 지속하는 것은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기본적인 배경이 된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환율을 달러당 6.3962위안으로 고시했다. 전거래일 고시환율인 6.3915위안에 비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0.07% 하락한 것이다. 이로써 위안화는 지난 26일 이후 3거래일 연속 달러대비 약세를 지속 중이다.
최근 5년간 달러/위안 환율 추이 <출처=블룸버그통신> |
중국 생산자 물가는 연평균 5.9% 하락했다.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도 작년동기에 비해 1.3% 올랐지만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명목금리는 실질금리와 인플레이션의 합이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떨어질 경우 실질금리가 더 높아지면서 경기에 부담이 된다.
◆ "위안화 절하 아니면 디플레 해결 못해"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은 "생산자물가 하락을 고려하면 연간 중국 기업이 부담하는 실질금리는 약 6%에 이르며, 이는 자칫 12%까지 폭등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고 디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만약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경우, 금리인상을 계획 중인 미국 연준과 통화정책이 상반돼 위안화 추가 약세가 불가피해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내년 외환 거래 방향에서 "달러 롱, 위안화 숏"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우 전략가는 "위안화는 그간 달러대비 약세 흐름을 지속해 왔다" 며 "이를 감안하면 인민은행은 다음달 미국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위안화가 7년래 최저로 하락하는 상황도 용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위안화 값이 1년 내 달러당 6.6위안으로 하락하면서 약 3%의 완만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가 수출 및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및 소비 중심으로 바뀌면서, 위안화 약세에 대한 의존도도 이전보다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약세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빌 말도나도 HSBC 글로벌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경제는 중공업과 인프라 중심에서 소비재와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전자상거래 분야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호우 흥 크레디트스위스 외환 전략가는 "중국에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지면 관광업과 생활용품 산업이 각광받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중국 정부도 위안화 강세를 용인할 여지가 높아진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중국의 경기둔화 역시 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중국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위안화는 역외 환율시장에서 역내시장에서보다 약세폭을 키웠다. 다만 크레디트스위스는 중국이 내년 7%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의 성장 우려가 잦아들 경우 역외환율이 역내환율에 결국 수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위안화가 SDR에 편입될 경우 중국에 투자하는 해외 자금이 늘어날 것이고, 중국 정부는 이를 대비해 위안화가 예측 가능 선에서 움직이도록 유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