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20년 이후 기후협약을 마련하기 위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개막한 가운데 각국 지도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위한 합의안 마련의 시급성에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방법을 두고 선진국과 개도국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2주 간 열리는 COP21에서 양측이 합의안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달 30일(파리 현지시각) 열린 COP21 개막식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주요 회원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했다. 총회 장소인 파리에서 앞서 발생한 테러 영향으로 개막식은 삼엄한 경계 속에 진행됐다.
COP21 회의에 모인 정상들. <출처=뉴시스> |
오바마 대통령은 각국 정부에 온실가스 감축 관련 장기 프레임워크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미국도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책임을 다하겠지만 나머지 국가들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랫동안 이어졌던 선진국과 신흥국 간 입장 차이가 개막식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개도국들은 대부분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주범인 선진국들이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하고 기후변화 영향에 후진국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선진국은 현재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이 더 적극적으로 배출 감소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팽팽한 이견 속에 합의안이 도출되려면 200개에 가까운 참여국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양측 간 이견을 좁히고 장기 해법 마련을 위해 독일과 노르웨이, 영국은 산림이나 토지사용 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매년 10억달러의 재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일부 선진국들이 재정 확대 프로그램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게이츠는 그린에너지 연구개발(R&D) 촉진을 위해 20개국이 참여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다만 선진국들의 양보 제스처는 개도국 요구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개도국은 선진국들이 2020년부터 민간 및 공공 기후 파이낸싱에 매년 1000억달러씩을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나온 약속들이 이행되더라도 지구 온도 상승 제한폭은 2.7도씨에 그쳐 목표로 하는 2도씨까지 끌어 내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 등 참가국들은 각국이 배출가스 목표치를 매 5년 정도마다 갱신해 장기적으로 2도씨를 맞춰 보자는 계획이다.
이날 COP21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2030에너지 신산업 육성전략'의 핵심을 소개하는 한편 한국이 녹색기후기금(GCF) 사업모델로 추진 중인 스마트 팜이 개도국에도 효과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