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수퍼 엘니뇨'가 올해 하반기 글로벌 경제의 주요 리스크가 될 거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지역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그 결과 전세계에 가뭄·홍수·고온 등 이상기후가 나타나면서 농·수산업, 광업 부문 생산량에 영향을 준다. 이는 물가상승 충격으로 이어져 실질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엘니뇨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필리핀 <출처=블룸버그통신> |
엘니뇨에 따른 이상기후는 여러 국가에 경제·사회·정치적으로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인도·호주·인도네시아·남미 등 태평양 인접 국가들이 엘니뇨에 취약한 지역으로 꼽혔다.
인도는 최근 엘니뇨에 따른 가뭄 및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엘니뇨 발생시 연중 강우량의 75%를 차지하는 몬순기간(6~9월)에 비가 적게 내리면서 쌀·옥수수·면화 등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하게 된다.
이 경우 농작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인도의 경우 증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인도중앙은행은 올 들어 세 차례 금리인하를 실시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목표치 6%를 넘어설 경우 정책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인도 센섹스지수는 이 같은 엘니뇨 우려감을 반영, 연초대비 3.7% 하락하면서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아시아증시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도 엘니뇨의 주요 피해 예상지역으로 꼽힌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해 발표된 카신 엘 알(Cashin el al) 논문을 인용, 엘니뇨 발생 후 인도네시아 실질생산이 4분기 누적 1.01% 감소해 조사대상 21개국 중 엘니뇨 피해가 가장 심각했다고 분석했다.
호주 역시 엘니뇨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는 농업 등 1차 산업의 비중이 높아 엘니뇨 발생 후 4분기 동안 실질 GDP가 0.41% 위축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둔화,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으로 세계경제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엘니뇨 문제로 신흥국발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특히 신흥국은 농·수산업 등 1차산업 비중이 높아 엘니뇨에 더 취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