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의 오랜 숙원 중 하나인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이 마침내 실현됐다. 11월 30일(현지시각) IMF 집행이사회에서 위안화의 SDR 편입이 결정된 가운데, 기관 및 외환전문가들은 위안화 환율에 대해 여전히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의 엄격한 관리를 받아왔던 위안화 환율이 앞으로는 시장에 의해 결정됨에 따라 현수준보다 평가절하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SDR 편입 이후 위안화 자산 수요가 확대되어 환율 상승(가치 하락) 공간이 제한적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중국 광발증권(廣發證券) 애널리스트 천궈(陳果)는 중국 기관 중 드물게 위안화 절하 목소리를 냈다. 천궈는 “SDR 편입으로 위안화 환율을 지속적으로 지지해온 중국 중앙은행의 태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위안화 절하 공간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궈는 앞서 중국 중앙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한차례 끌어내렸으나 올 초부터 현재까지 위안화가 미 달러에 대해서만 2.9% 절하되었고 기타 통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SDR 편입 후 인민은행이 국내 통화정책에 더욱 주목하면서 위안화 환율 지탱을 포기할 것이고,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다시 한번 일회성 절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메릴린치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과 미국의 통화정책이 크게 엇갈리면서 위안화에 더욱 부담이 될 것이라며 위안화 평가절하를 점쳤다. 위안화 가치가 현재 대비 9% 가량 절하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대로 치솟을 것이라며, 위안화 절하 압력은 IMF의 위안화 SDR 편입 결정 이후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또 SDR 편입과 더불어 미국이 12월 금리를 인상할 것을 고려할 경우 빠르면 내년 1분기에 위안화 가치가 다시 한번 크게 절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먼삭스는 “경제성장률 둔화로 인해 달러화나 기타 통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절상되는 것에 대한 허용 정도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2016년 말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60위안을 기록한 뒤 2017-2019년에는 6.80위안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외부의 우려와 달리 중국 내부적으로는 위안화 환율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하다.
흥업증권(興業證券) 애널리스트 왕한(王涵)은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지만 위안화 절하 전망은 10월 이후 약해지고 있다”며 “이는 위안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민생증권(民生證券) 거시연구원 관칭유(管清友) 집행원장은 “단방향 절상이나 절하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2016년에는 일회적인 조정성 절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후에는 위안화 환율이 안정 구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SDR은 위안화에 대한 일종의 ‘신용보증수표’로서, 위안화 국제화가 점진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위안화 결제 및 비축 수요 또한 안정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위안화 호재이고,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위안화가 계속해서 절하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신만굉원(申萬宏源) 역시 “위안화 자산확대 수요가 커짐에 따라 SDR 편입은 위안화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