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의 민간 부채가 가파르게 증가, 브라질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원자재 가격 급락과 중국의 경기 후퇴, 정치적 소요 등 크고 작은 악재가 이머징마켓을 압박하고 있지만 실상 가장 커다란 리스크 요인은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곳에 잠재돼 있다는 주장이다.
러시아 루블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공공 부문 부채를 훌쩍 뛰어 넘는 수치로, 거시경제 및 금융시스템의 하강 리스크를 크게 높이는 변수라고 피치는 강조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러시아, 남아공, 터키, 멕시코 등을 중심으로 특히 통화가치 하락이 두드러진 신흥국의 부채 부담이 한계 수위를 넘어선 상태라고 진단했다.
현재 속도로 민간 부채가 늘어날 경우 브라질과 같은 구조적 리스크를 맞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브라질의 민간 부채 규모는 GDP의 93%에 이른다.
눈덩이 부채 부담을 떠안은 상황에 이들 국가의 성장률이 둔화될 경우 국가 신용등급의 하락 리스크를 맞게 될 수 있다고 피치는 지적했다.
과거 금융위기 과정에 민간 부문의 부채 부담은 통상 정부의 대차대조표로 이전되는 수순을 밟았다. 이에 따라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지난 2005~2014년 사이 브라질의 GDP 대비 민간 부채 비율은 신흥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고, 지난 9월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피치는 주요 신흥국이 브라질과 흡사한 속도로 민간 부채 증가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른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흥국 은행권이 부실채권 증가와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피치는 내다보고 있다. 가계와 기업 여신의 주요 창구가 신흥국 현지 은행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이 구조적 리스크를 맞게 될 경우 여신 규모가 큰 은행의 경우 자본재구성이 필요한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이번 피치의 조사에서 중국은 제외됐다. 지방정부 부채와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은행권의 부실 여신에 따른 문제가 이미 가시화됐지만 중국을 포함할 경우 신흥국 관련 데이터가 왜곡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