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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채권시장 '수난' 등급하향 1조달러

기사등록 : 2015-12-05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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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금리인상 저항력 갖추지 못했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채권시장이 말 그대로 수난을 맞았다. 고용 지표 호조로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채권시장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앞으로 더 커다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번지고 있다.

연초 이후 미국 회사채 가운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물량이 1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 한편 디폴트율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상승했다.

월가 <출처=블룸버그통신>
무엇보다 중앙은행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충격에 저항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확대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자 미국과 유럽의 채권시장 시가총액이 각각 1625억달러와 1075억달러 증발,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연초 이후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미국 회사채 규모가 1조4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 급증한 수치다.

반면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5억달러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와 함께 S&P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는 기업이 300개를 넘어서는 실정이다. 이는 상향 조정을 검토중인 기업보다 두 배 웃도는 수치다.

전망도 흐리다. S&P뿐 아니라 무디스와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사는 앞으로 12개월 사이 회사채 디폴트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물려 회사채 투자 리스크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보니 바하 더블라인 캐피탈 신용 헤드는 “지난해까지 연준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디폴트 사이클을 낮추는 데 크게 힘을 실었다”며 “이 같은 반사이익이 종료 시점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디폴트를 낸 기업은 102개에 이르며, 이 가운데 63건의 디폴트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미국 기업 가운데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평가 받는 것은 엑손모빌과 존슨앤존슨, 마이크로소프트 등 3개 기업에 그치는 실정이다. 석유업체 엑손모빌의 경우 등급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리와 함께 신용 리스크가 동반 상승한 데 따라 채권 가격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미국 하이일드 본드의 수익률이 8%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경우 기존 채권의 차환 발행에 상당한 난항을 맞을 전망이다.

일부 투자가들은 연준 정책자들이 회사채 시장의 상황과 긴축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파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3일 ECB의 회의 결과 발표 후 채권시장의 급락이 이 같은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주장이다.

찰스 코미스키 노바스코샤 은행 채권 트레이딩 헤드는 “3일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다”며 “가뜩이나 채권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 1주일 걸렸을 법한 손실이 하루 사이에 발생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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