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지난해 지스타 이후 1년 만에 언론앞에 나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최근까지 경영권을 놓고 다퉜던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서울대 공대 후배인 김정주 회장이 넥슨 20주년 기념사를 다룬 회고록에서 엔씨소프트와 경영권 분쟁을 언급해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17주년 기자 간담회 '비욘드 리니지(Beyond Lineage)'를 개최하고 리니지 모바일 버전의 사업 비전을 설명했다.
이날 직접 발표에 나선 김 대표는 리니지 기반의 모바일 사업에 대해선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을 공개했지만, 넥슨과의 관계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 = 이수호 기자> |
김 대표 대신 Q&A에 나선 개발진들 역시 "넥슨이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서 모바일 성과를 더 많이 내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이를 두고 김정주 회장의 회고록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김 대표가 드러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달 개최된 지스타 행사장에서도 기자와 만나 "모바일에서도 좋은 작품을 선보일 자신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김 회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엔 묵묵부답이었다.
반면, 김 회장은 여러 차례 엔씨소프트와의 관계를 언급하며 김 대표와 화해를 타진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초에는 김 대표에게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보내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김 회장은 이달 출시된 넥슨 20년사 회고록 '플레이'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특히 이 책의 5부 '가지 않은 길'의 마지막 장인 '15장 패스파인더: 길 아닌 길 찾기'를 통해 양사간의 갈등 배경, 경영권 분쟁 과정 등을 담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엔씨소프트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아, 김 대표 입장에선 껄끄러울 수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게임업계 거물인 이들과 함께 일을 해본 업계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는 꼼꼼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내성적인 성격인 반면, 김정주 회장은 불화가 예견될 정도로 다투고도 그 다음 날이면 화해하자고 손을 내밀 정도로 성격이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창현 엔씨소프트 홍보팀장은 "작년 지스타 사전 행사는 회사 전체의 포트폴리오를 설명하는 자리인 만큼 김택진 대표가 질의응답을 진행했다"라며 "올해는 개별 게임 행사의 취지에 맞게 리니지 사업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질의응답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넥슨은 지난 10월, 엔씨소프트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3년간 끌어왔던 양사간의 동거 관계를 끝냈다. 당초 넥슨의 20년사 회고록은 지난해 출간될 예정이었지만 엔씨소프트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1년 이상 출간이 미뤄져왔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