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의 오프라인 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쌍12절(雙十二, 솽스얼,12월12일)에 중국 업체들이 또 한번 대박을 터뜨렸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지난 광군제(光棍節,11월11일)에 이어 쌍12절이 중국의 또다른 대규모 쇼핑 축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지난 광군제가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무대였다면 이번 쌍12절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들의 격전지가 됐다. 사실상 이번 행사를 주도한 알리바바 산하의 모바일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와 함께 위쳇페이, 유니온페이 등이 오프라인 소매 업체들과 손잡고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고객 잡기에 성공했다.
중국 제일재경은 알리페이와 중국 음식배달 플랫폼 코우베이(口碑)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12일 중국 전역의 30여만개 소매업체가 쌍12절 관련 할인행사에 참여했다고 13일 전했다.
이날 2800만명의 중국 소비자가 오프라인 중심의 쌍12절 행사 상품을 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래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80년대, 90년대 출생자의 이번 쌍12절 오프라인 마켓팅 참여비중도 79%에 육박하는 등 프로모션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국 소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중국 1~2선 도시 거리에 '쌍12절 반값행사'라는 문구가 가득했다"며 "지난 광군제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던 소비자들이 마트, 상점, 영화관 등으로 몰렸다"고 전했다.
12월 12일 당일 상하이의 한 마트 <사진=바이두(百度)> |
제일재경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0분 중국 전역에 위치한 까르푸 매장에서 알리페이를 통해 결제된 금액이 1억위안을 돌파했다. 까르푸가 알리페이와 공동으로 진행한 쌍12절 프로모션 효과로 매출이 평상시보다 크게 늘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프라인 판매에 특화된 식음료 제품들의 선전이 도드라졌다. 중국의 유제품 체인인 이밍(一鳴,INM)이 단 10시간만에 평상시보다 8배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쌍12행사에 참가한 음식점들의 매출도 평상시보다 33%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날 알리페이를 통해 결제된 치킨이 96만마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중국식 패스트푸드인 가지덮밥의 단일품목 판매량도 24만 접시를 돌파했다.
반값행사에 나선 영화관들도 평상시보다 크게 증가한 관람객들로 붐볐다. 이날 알리바바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 영화티켓이 82만장에 육박, 관련 매출이 5000만위안에 근접했다. 이는 당일 전국 티켓 판매량의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해 쌍12절 행사가 편리점, 마트, 빵집들 외식관련 프랜차이즈에 국한됐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쇼핑몰, 배달, 공항, 미용업체, 영화관 등 오프라인 서비스 시장까지 확대됐다. 프로모션 참여 업체수도 지난해 3만개에서 30만개로 10배 이상 늘었다.
해외 업체들도 잇따라 쌍12절 행사 참가를 선언하고 나섰다. 12개 국가 오프라인 소매점들이 쌍12절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 가운데 약 9만여명의 중국 관광객이 현지 프로모션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일재경은 이와 관련해 일본의 유명 할인 백화점 체인 타케야 측을 인용해 "12일 당일 대부분의 중국관광객들이 함께 행사를 진행한 알리페이를 통해 결제했다"며 "이에 힘입어 당일 사상 최대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소매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업체들이 오프라인 소매 기업의 매출을 잠식하는 가운데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 오프라인의 결합으로 새로운 시너지 효과가 창출됐다"며 "이는 O2O(온오프라인 연계)의 서비스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